민주 진성준 의원 발의 주거기본법 개정안
“재산권 침해는 위헌” 반대 의견 나와
야권도 강력 반발…본회의 통과 어려울듯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1가구 1주택 보유·거주 원칙을 명문화한 이른바 ‘1가구 1주택법’이 최근 입법 예고된 가운데 국민 2만명 이상이 반대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국회입법예고시스템에 따르면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주거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2만408명이 의견을 제출했다. 소수를 제외하고는 모두 반대 의견이었다.
대다수의 입법예고안에 100개 미만의 의견이 게재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폭발적인 반응이다.
개정안은 현행 주거정책의 기본 원칙에 ▷1가구 1주택 보유·거주 ▷무주택자 및 실거주자 주택 우선 공급 ▷주택의 자산 증식 및 투기목적 활용 금지로 요약되는 ‘주거 정의 3원칙’을 추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국민의 재산권 침해는 위헌”
입법 예고를 시작한 지난 23일 박모 씨는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반헌법적인 법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송모 씨도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개인의 사유재산권을 침해하느냐”며 “목적이 부동산 안정화라면 질 좋은 주택의 공급을 늘려 수급균형이 맞는 시장을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
이 밖에도 “거주이전의 자유를 박탈하면 안 된다”, “시장경제에 맡겨야 한다”, “집값 상승을 부추길 것이다” 등의 의견이 게재됐다.
‘1가구 1주택법’은 발의 직후부터 논란이 됐다. 사유재산 침해를 명문화한다는 점에서 위헌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야권은 “이젠 대놓고 사회주의냐”는 비난까지 쏟아냈다. 특히 공동발의 의원 12명 중 2명이 다주택자라는 점이 국민의 원성을 샀다.
논란이 계속되자 진성준 의원은 “1가구 다주택 소유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다”면서 “이미 제도화된 1가구 1주택 원칙을 명문화하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동료 의원이 다주택자라는 지적에 대해선 “팔리지 않는다든지, 형제가 공유하고 있어 매각하기 어렵다든지 특수한 사정이 있는 것 같다. 사정이 이해되는 것은 이해해 줄 필요가 있다”고 감싸기도 했다.
야권 반발에 여권 내 반대 의견도
‘1가구 1주택법’이 본회의 문턱을 넘긴 어려워 보인다. 야권의 반발이 거센 데다 여권 내에서도 반대 의견이 나오고 있어서다. 정부가 잇단 부동산 정책 실패로 점수를 까먹은 상황에서 여당도 민심이 민감하게 움직이는 이번 개정안을 쉽게 통과시킬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민주당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지난 23일 의원들에 법안을 발의하기 전 원내지도부나 정책위원회와 협의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주거기본법 개정안의 입법예고는 다음달 2일까지다.
eh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