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빚 증가율 8.5%
정책대출공급확대 영향
DSR 40대 보다 낮아져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올해 청년층의 대출이 다른 연령대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올해와 같은 대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금리 인상이 이뤄진다면 가계부채를 둘러싼 압박은 감당하기 힘든 수준에 이를 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0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 3분기 말 기준 20대와 30대 청년층 가계대출은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40대 이상 다른 연령층의 가계대출 증가율 6.5%를 훨씬 웃도는 속도다.
저금리 장기화로 소위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은다)’ 광풍이 몰아치며 대출 수요가 급증한 탓이다. 대출 자금은 주로 부동산, 주식 투자에 사용됐다. 여기에 손쉬운 대출도 영향을 미쳤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몇 번의 터치만으로 돈을 빌릴 수 있게 됐다. 또 올 상반기 ‘청년 전용 버팀목 전세자금’을 빌릴 수 있는 연령 상한이 만 25세에서 34세 이하로 확대되는 등 정책적 차원에서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전월세 자금 대출이 늘었다.
이에 따라 청년층의 소득 대비 대출 비율(LTI)은 2017~2019년 200% 내외서 머물렀지만 올 3분기 221.1%로 치솟았다. 세부적으로 보면 20대는 작년 말 124.0%에서 올 3분기 141.%, 30대는 238.3%에서 254.9%로 급증했다.
하지만 한은은 아직까지 청년층의 채무상환능력에 문제가 없다고 평가했다.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비율(DSR)도 2017년 이후 큰 폭으로 하락했다. DSR은 개인이 1년 동안 갚아야 하는 모든 종류의 부채 원리금을 연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지난 9월 말 기준 청년층의 DSR은 35.6%로 2017년 41.1% 대비 5.5%포인트 떨어졌다. 40대 이상 연령층의 DSR도 35.8%로 비슷하지만 같은 기간 3.9%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청년층 DSR이 40대 이상을 처음으로 추월한 셈이다.
다만 청년층 가계대출의 연체율도 0.47%로 다른 연령층 평균 0.71%보다 훨씬 낮았다. 금리 하락으로 대출 상환 부담이 낮아졌고, 대출 기간이 길어지면서 채무상환부담 역시 줄었다는 게 한은 분석이다. 여기에 청년층의 경우 금리 부담이 낮은 은행권 대출 비중이 높고, 원금은 나중에 한 번에 갚고 매달 이자만 내는 전세자금대출이 증가한 게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가계부채 증가 속도와 금리 인상이 변수다. 최근과 같은 가파른 부채 증가세가 지속되고, 미국을 시작으로 연쇄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질 경우 청년층의 채무상환능력은 빠르게 악화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