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지 반환 합의…용산 캠프킴 개발기대감 들썩

공급물량 확대될수도…환매조건부 주택 도입 가능성도

“오염 정화, 재오염 등으로 10년 이상 지연될수도” 우려

용산구 반대·인근주민 개발 반대 민원 다량 접수 걸림돌

“캠프시어즈도 공사 차질” 캠프킴 장기 표류 가능성…“오염된 땅 개발 쉽지 않아”[부동산360]
최근 12개 주한미군기지의 반환 합의에 따라 서울 도심의 금싸라기 땅인 용산구 옛 미군기지 캠프킴 부지(4만5721㎡)가 개발 기대감으로 인근 부동산 시장이 들썩일 조짐이다. 그러나 오염정화 측면에서 향후 주택 공급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아, 정부가 오히려 개발 기대감만 자극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용산 캠프킴 전경. [연합]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최근 12개 주한미군기지의 반환 합의에 따라 서울 도심의 금싸라기 땅인 용산구 옛 미군기지 캠프킴 부지(4만5721㎡) 개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오염 정화 작업 등으로 예정된 주택 공급엔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캠프킴에 공공임대 등 3100가구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8·4 부동산 대책’에 따라 부지를 반환 받은 후,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소유권을 이전해 공공주택 건설 용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반환 계획 발표 후 캠프킴 부지는 벌써 부터 개발 기대감으로 들썩이고 있다. 인근 지역은 집주인이 중개업소에 내놨던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 이 지역은 지하철 삼각지역과 남영역 인근의 지하철역 2개 사이 노른자 땅으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큰 곳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캠프킴 등 용산 신규택지에 용적률을 높이는 고밀 개발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시세 차익을 정부가 가져가는 환매조건부 주택 등 새로운 임대주택 모델이 도입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환매조건부 주택을 주장해온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해 8월 캠프킴 부지에 대해 “지역 사회에 공헌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공급까지는 상당 시일일 걸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은 공통된 의견이다. 캠프킴이 유류(기름) 등으로 지하수와 토양이 오염돼 있기 때문이다. 정화 작업과 매각 절차 등을 거쳐 주택이 공급되려면 최소 4~5년에서 길게는 10년 이상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캠프킴은 지하수 유류(기름) 오염이 확인돼 지난 2008년부터 12년간 서울시와 용산구가 지하수 정화 작업을 해왔다.

토양 정화 작업을 마무리하더라도 재오염 등 각종 걸림돌로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경기 의정부시 등에 따르면 의정부시 내 반환미군기지인 캠프 시어즈는 2013년부터 토지 오염 정화 작업을 진행한 후 민간사업자에게 매각해 아파트 등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땅을 파던 중 곳곳에서 토양 오염 확인돼 또다시 정화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암반층 사이에 있던 기름이 새어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데, 100억원대로 추산되는 정화 비용의 책임을 두고 국방부와 민간사업자간 갈등 양상도 벌어지고 있어 공사 차질이 예상된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국내의 캠프시어즈 뿐만 아니라 해외 미군기지도 오염 정화에 많은 비용이 들어 개발 자체가 안되는 경우가 빈번하다”면서 “오염 정화 등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들어 예상보다 수익성이 떨어질 경우 사업 진행이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도 “캠프킴은 토양 조사를 하고 땅을 파고 새 흙을 갈아주는 등 오염 정화 작업만 수년이 걸릴 것”이라면서 “땅을 파보고 오염도가 심할 경우 주택이 언제 공급될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용산구와 지역 주민들이 임대주택 건설 등 개발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것도 변수다. 용산구는 8·4대책 발표 직후 “단순히 공급만 늘리는 임대주택 건설은 반대한다”고 밝혔다. 최근에도 국토부와 서울시, 용산구청에는 캠프킴 부지의 개발 등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집단 민원이 접수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개발 계획을 세울 예정”이라며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의해 관련 절차를 신속히 완료하고 주택공급에 차질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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