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법관대표회의 ‘판사 사찰 의혹’ 안건 부결 거론하며 글 게재

秋 “판사 개개인 생각 아닌, 사법부 입장 묻는 것이었다” 강조

천주교 사제·수녀들 선언문 발표와 비교 “정치세력 편드는 게 아닐 것”

추미애 법무부장관 [연합]
추미애 법무부장관 [연합]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이른바 검찰의 ‘판사 사찰’ 의혹 관련 안건을 상정해 토론을 벌이고도 별도의 입장표명을 하지 않기로 정한 것을 두고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추 장관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띄어쓰기 포함 1380여자 분량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추 장관은 “어제 법관들은 전국법관회의에서 ‘판사 개인 정보 불법 수집 사찰’에 대한 의제를 채택했다. 그러나 법관들은 정치중립을 이유로 의견 표명을 삼갔다”고 운을 뗐다.

이어 “법의 수호자인 법관에게 어느 편이 되어달라는 기대를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지만, 그들의 주저와 우려에는 아쉬움이 남습니다”며 “‘판사 개인 정보 불법 수집 사찰’ 의제는 판사 개개인의 생각과 느낌을 묻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사법정의가 흔들릴 수 있다는 사회적 위기에 대한 사법부 입장을 묻는 것이었다”고 했다.

추 장관은 법관대표회의가 입장 표명을 하지 않기로 한 것을 “법관의 침묵”이라 표현하며 “모두 그들만의 잘못이라 할 수 없다”고 썼다. 정치를 편가르기나 세력 다툼쯤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어느 편에 서지 않겠다는 경계심과 주저함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같은 날 천주교 성직자들 4천여분이 시국선언을 했습니다. 정치와 종교의 분리라는 헌법원칙을 깨고 정치 중립을 어기려 그런 것일까요?”라고 반문했다.

추 장관은 전날 천주교 사제, 수녀들이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선언문을 발표한 것을 두고 “종교인마저도 딛고 있는 이 땅에, 정의와 공의로움 없이 종교가 지향하는 사랑과 자비 또한 공허하다는 종교인의 엄숙한 공동선에 대한 동참인 것이지 어느 쪽의 정치 세력에 편드는 것이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 장관은 “정치중립은 정치 무관심과 구분돼야 한다”며 “인간이 사회 구성원으로 존재하는 한 정치에 대한 관심과 관여는 누구나의 의무이고 우리가 몸담고 있는 사회가 어디로 가는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지 알고, 관여할 의무가 누구에게나 있다”고 글을 맺었다.

전날 법관대표회의는 다양한 안건 중 ‘법관의 독립 및 재판의 공정성에 관한 의안’에 대해 토론했다. 최근 현안이 된 검찰의 법관 정보 수집 관련 논란이 법관에 대한 독립과 재판 공정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 논의됐다. 법관대표들은 찬성, 반대 토론을 진행했고 수정안에 대해서도 열띤 토론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모두 부결됐다.

법관대표들은 회의를 마친 후 특정 결론을 내는 것은 부결됐지만 법관이 정치적 중립의무를 준수해야 하고, 토론과 결론이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공통된 문제의식이 있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