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새로운 인증방식 도입

변경사항 홍보 등 막바지 작업

대출업무에는 공인인증서 필요

기존 인증서 만기까지 사용 가능

오는 10일 공인인증서가 폐지된다. 다만 대출 등 일부 은행 업무에는 여전히 공인인증서가 필요하다. 20년 넘게 이어진 공인인증서의 독점적 지위는 사라지지만 여전히 은행 업무 일부에는 공인인증서의 쓰임새가 유지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을 비롯한 금융사들은 개정된 전자서명법에 따라 새로운 인증방식을 추가하는 막바지 작업을 벌이고 있다. 고객들에겐 금융인증 변경사항을 알리고 있다. 금융결제원 등 6개 기관이 발급하던 공인인증서가 10일부터 당장 사라지는 건 아니다. 그간의 독점권은 사라지고 다양한 인증 방식 가운데 하나가 된다. 이름은 ‘공동인증서’로 바뀐다.

▶대출업무엔 당분간 공인인증서 있어야 = 금융권에선 공인인증서가 단순한 본인확인 수단으로서 역할이 크게 줄 것으로 내다본다. 대출을 비롯한 이른바 고위험 거래에선 영향력을 당분간 유지하게 된다.

이미 은행들은 모바일뱅킹 로그인 과정에선 공인인증서를 대체하는 여러 인증 방식을 도입했다. 하지만 일부 소액대출(비상금대출)을 제외하고선 대부분의 신용·전세대출 심사 과정에선 여전히 공인인증서를 요구한다. 2017년 서비스 출범 당시부터 공인인증서를 채택하지 않던 카카오뱅크도 예외는 아니다.

금융사들은 여신심사의 기본자료인 고객의 소득, 납세 정보를 국세청과 건강보험공단에서 받아온다. 현재로선 이들 기관들이 인증수단을 공인인증서, 휴대전화 확인 등으로 한정해두고 있다. 이 영역까지 민간 인증서비스가 치고 들어오는 건 시간 문제다.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금융사가 고객정보를 긁어오는 기관이 카카오나 네이버 인증을 반영한다면 앞으론 대출거래에서도 인증 방식이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인인증서를 사설인증으로 꼭 바꿔야? = 기존에 사용하던 공인인증서는 만기가 도래 때까지 변경없이 사용할 수 있다.

대신 금융결제원(금결원)은 그간 은행들과 함께 새 인증방식인 ‘금융인증서’를 내놓는다. 공인인증서의 편의성과 안정성을 대폭 개선했다. 인증정보는 금결원의 클라우드 서버에 보관되고 개인인증이 필요한 시점마다 쉽게 불러와 사용할 수 있다. 본인확인은 6자리 간편비밀번호(PIN), 생체정보(지문), 패턴 등으로 설정할 수 있다. 인증서 유효기간은 3년으로, 기존 공인인증서(1년)보다 늘었다.

금융인증서는 시장에서 민간업체의 인증서비스와 치열하게 다퉈야 한다. 보안성과 범용성, 소비자 혜택이 높아야 선택받게 된다. 금결원은 금융인증서를 은행 업무 중심으로 적용하되, 민원24등 주요 공공민원사이트에도 적용하고자 관계기관과 협의하고 있다.

▶보안카드도 점진적으로 사라질 듯 = 공인인증서의 힘이 빠지더라도 은행에서 계좌이체를 하는 과정에선 ‘보안수단’(보안카드, OTP) 등이 여전히 필요하다. 각 은행의 정책에 따라 구체적인 기준은 다르지만, 대부분 5000만원이 넘는 고액 이체를 할 땐 고객에게 추가 보안수단을 요구한다. 금융사고를 막기위한 일종의 ‘방화벽’ 역할이다.

은행들은 전자서명법 개정에 따라 보안확인도 바꿔나갈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국민은행은 자체 개발한 KB모바일인증서를 적용해 PIN번호 입력만으로 이체할 수 있도록 했다. 시중은행 디지털채널부 관계자는 “은행들은 보안 우려에 보수적이지만 자체 인증서나 금융인증서의 안정성에 확신이 생긴다면 기존의 보안수단을 대체하는 수준까지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