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충격 석달간 동학개미 8조 순매수
10월부터는 外人 2조 순매수…주가 일등공신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에 9만원 돌파 기대도
코스피, 2700 코앞…펀더멘털 개선·위험자산 선호 견인
[헤럴드경제=김현경·강승연 기자] 삼성전자가 7만원 고지를 넘어서며 역사적 신고가를 돌파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개선돼 ‘슈퍼 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란 기대에 ‘싹쓸이’에 나선 외국인이 원동력이 됐다.
시장은 더 높은 곳을 보고 있다. 8만원을 넘어 9만원까지 전망치를 높였다.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활약에 힘입어 코스피지수도 사상 처음 2700선을 밟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위험자산 선호심리 확산, 경기회복 기대, 달러 약세 등 지수 상승을 견인할 요인들이 뒷받침한다.
◆동학개미 이어 外人 등판 ‘7만전자’ 달성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개장과 동시에 7만100원을 기록하며 7만원을 돌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4만2300원으로 고꾸라졌던 3월 19일 이후 9개월도 채 안 돼 70% 가까이 반등한 것이다. 첫 6만원 돌파 이후 11개월 만의 성과다.
삼성전자의 새 역사는 ‘동학개미’와 외국인의 손에서 시작됐다. 코로나19 국내 확산으로 주가(종가 기준)가 6만원 밑으로 떨어진 2월 18일부터 5월 15일까지 석달 간 개인투자자가 사들인 삼성전자 주식은 8조4300억원어치에 달한다. 삼성전자가 6만원선을 탈환해 본격적인 반등세를 보인 10월부터는 외국인이 배턴을 이어 받아 전날까지 1조9427억원 순매수했다.
글로벌 동종업체 대비 저평가된 상태에다 달러 약세로 환차익까지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외국인에 투자 유인으로 작용했다. 삼성전자의 2020년 주가수익비율(PER)은 16~17배로, 애플(37배), TSMC(30배)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증권가에서는 디램 업황 회복 이후 슈퍼 사이클 진입 가능성, 비메모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성장 본격화 기대에 주목해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본다. 일각에서는 10만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일 기준 삼성전자 평균 목표주가는 7만9217원으로, 6개월 전보다 23.4% 상향 조정됐다. NH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은 최근 목표주가를 9만원으로 올렸고, SK증권(8만7000원), 하나금융투자(8만6000원) 등도 9만원에 근접한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디램 산업은 내년 상반기에 공급 부족에 진입한 뒤 2022년까지 2년간의 장기호황을 이어갈 전망이며 삼성전자의 디램 부문 실적도 내년 1분기를 저점으로 턴어라운드해 2022년 하반기까지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연말·연초 디램 업황 개선 가시화와 함께 주가의 추가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피, 또 신고가…2700선 돌파 가까워지나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상승세에 힘입어 코스피도 2700선 돌파 기대를 높이고 있다. 코스피는 3일 개장과 동시에 2686.38을 찍으며 사상 처음으로 2680선을 넘어섰다. 2700선과 불과 13.62포인트 차다.
글로벌 증시 중 가장 가파른 오름세다. 전날 종가(2675.90) 기준으로 연저점 대비 상승률은 83.58%로, 미국 나스닥지수(80.00%)나 일본 닛케이225지수(61.91%), 중국 상하이종합지수(29.67%), 홍콩 항셍지수(22.29%), 유로스톡스50(47.59%) 등 주요국 증시를 앞섰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화학 등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바이 코리아’에 나선 외국인이 일등공신이다. 외국인은 최근 한 달 간(11월 3일~12월 2일) 코스피에서 5조5375억원 순매수했다. 11월 5일부터 24일까지 14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보여 2016년 8월 이후 최장 기간 순매수 기록을 쓰기도 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진전으로 국내외 경기회복 및 기업실적 개선 기대가 커진 데다,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확산하며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주식자산 투자수요가 커졌다. 달러 약세와 원화 강세는 환차익을 노리는 외국인 입장에서 코스피를 더욱 매력적인 시장으로 만들었다.
다만 코스피가 지난달에만 14.30% 급등한 데 따른 피로감으로 12월엔 숨고르기 장세가 펼쳐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월간 수익률 기준으로 2000년 이후 상위 10%에 해당하는 달의 평균 수익률은 11.7%였고, 급등 다음달의 평균수익률은 1.2%로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외국인 순매수 둔화, 연말마다 반복되는 슈퍼개미들의 대규모 순매도 재연 가능성도 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급등 후 무조건적인 조정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평균적인 관점에서 상승에 대한 피로도 표출은 어느 정도 진행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일단 상승 탄력의 둔화 정도는 예상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