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의 57%가 최고등급
신용평가·회계 불신 고조
정부지원 의존 좀비 많아
신용평가 최고 등급인 ‘AAA’를 받은 회사채 가치가 하루아침에 곤두박질 치면서 중국 자본시장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신용등급의 민낯이 드러나면서 중국 금융시장에서 거래되는 모든 자산 가격에 대한 의구심까지 제기되고 있다.
최근 허난성 국유업체 융청석탄, 랴오닝성 국유업체이자 독일 BMW 중국 합작 파트너인 화천(華晨)그룹, 칭화대 산하의 반도체 유망주기업인 칭화유니그룹 등이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했다.
이들 기업은 직전까지 회사채 신용등급이 모두 AAA였다. 사전 경고도 없이 하루아침에 무너졌다는 점에서 시장의 충격은 더 크다. 신용등급 평가가 제멋대로였고, 이에 따라 산정되는 금리도 믿을 게 못된다는 의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올해 중국 기업에서 발행한 회사채의 57%가 ‘AAA’를 받았다. 이는 2015년의 37.5%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신용평가사 미국 S&P글로벌은 마이크로소프트(MS)나 존슨앤존슨(J&J) 정도에게 AAA를 부여하고 있다.
신문은 중국은 신용평가마저 ‘그들만의 특색’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평가 척도에서 정부의 지원여부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는 위안화 강세와 높은 수익률 덕분에 인기가 올라간 중국 채권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채는 3%에 달하는 높은 수익률 덕분에 글로벌 투자가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다. 회사채 수익률도 동반 상승하며 중국회사채지수(S&P Corporate China Bond Index)의 10년물은 4%가 넘는다.
올해 중국의 회사채 디폴트 규모는 110건에 걸쳐 총 1263억위안(약 21조3000억원)으로 알려졌다. 연말에는 지난해(184건, 1494억위안)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마저도 코로나19를 이유로 투자자들에게 만기 연기를 요구하거나, 보유 채권을 장기 채권으로 갈아타게 하는 방식으로 디폴트를 면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와 투자자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기업의 자산 횡령 의혹도 제기된다. 중국 중신젠터우(中信建投)증권은 “디폴트를 선언하기 전에 이들 회사가 핵심 자산을 다른 곳으로 빼돌리거나, 공시에는 현금 유동성이 풍부했음에도 상환불능에 빠졌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을 더 놀라게 하고 있다”면서 “중국 회사채 투자자들에게 (신용등급과 별개의)감별 능력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최고 지도부가 직접 사태 수습에 나서는 모습이다.
류허 국무원 부총리는 21일 금융안정발전위원회 회의를 열고 “악의를 갖고 자산을 빼돌리거나 채권 발행을 통해 마련한 자금을 횡령하는 등 각종 위법 행위를 엄중히 단속하겠다”면서 “무관용 원칙으로 시장의 공정성과 질서를 수호 것”이라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