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독주 속 자동차, 화학 등 가치주 강세

비대면주 조정 국면에 네이버 순위 하락

당분간 시총 순위 싸움 이어질 전망

국내 증시가 강세장을 이어가면서 대형주의 시가총액이 크게 늘었다. 대형주를 중심으로 외국인의 매수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상위 종목 내 순위 다툼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총 상위 10개 종목의 시총 합계는 지난 2일 690조8000억원에서 17일 종가 기준 776조원으로 약 2주 사이에 87조원 가량 늘어났다.

부동의 1, 2위를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총은 각각 49조5000억원, 13조5000억원이 늘어나는 등 반도체 종목의 약진이 돋보였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에 외국인의 적극적인 순매수가 이어지며 관련 종목이 급등했다”고 진단했다.

10개 종목 중 3~5위간의 순위 싸움도 눈에 띈다. 3위 자리를 두고 바이오 대장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2차전지 대장주 LG화학이 경쟁하고 있다. 지난 9일에는 LG화학이 시총 3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이재윤 SK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의 코로나19 항체 치료제를 생산한다고 최근 밝힌 것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고, LG화학은 친환경을 강조하고 있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전기차 및 2차전지 등 친환경주 수급 유입에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초 3위를 기록했던 네이버는 시총 10개 종목 중 유일하게 시총이 줄어들면서 2단계 내려섰다.

최근 자동차, 화학 등 전통적인 가치주의 실적 개선과 실질금리의 상승, 연말을 앞둔 배당주 선호 등으로 가치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실적 하향조정을 받고 있는 비대면(언택트) 종목은 상대적으로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김지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인터넷 기업 실적 하향조정에 따른 성장주 약세 흐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언택트, 성장주 등에 대해서는 저점 매수와 장기 보유 전략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세 종목의 시총 격차는 각각 2조8000억원, 3조2000억원에 불과하다. 향후 업종 및 종목 전망이 미세하게 변하더라도 순위가 바뀔 가능성이 크다.

6위인 현대차와 7위인 셀트리온의 시총 차이는 이달초 3조4000억원에서 40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코로나 백신 개발 등 바이오 분야 호재가 나오면 언제든 셀트리온이 6위로 올라올 수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함께 외국인 ‘쌍끌이’ 순매수의 영향을 받고 있는 현대차도 6위 자리를 쉽게 내놓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10개 종목에는 들지 못했지만 기아차의 시총은 17일 종가 기준 23조7000억원으로 10위인 LG생활건강과 4000억원 차이를 보이며 10위 진입을 노리고 있다.

당분간 대형주를 위주로 한 증시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총 상위주들의 자리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선 이후 불확실성이 감소하면서 외국인 투자자 자금 유입이 국내 주식시장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며 “연말까지 배당 수익을 겨냥한 현물 순매수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형주 수급은 개별 종목 주가 및 시장 지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태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