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2024년 재정운용계획, 5년간 적자 600조원…국가부채 눈덩이

野, “재정 건전성·규율 파괴 예산”…정부·여당, “재정 늘려 경제회복 물꼬”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정부가 올해에 이어 내년은 물론 2024년까지 국가재정을 확대 운용키로 하면서 급속도로 악화하는 재정건전성이 올해 ‘예산 전쟁’의 핵심 쟁점이 되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사회적 위기 극복과 경제활력을 위해선 적자와 부채 증가를 감수하더라도 확장 재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반면, 야당에서는 개정건전성 및 재정규율 파괴 예산이라며 맞서고 있다.

16일 기획재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110조원대 재정적자를 내는 것을 비롯해 2024년까지 5년 동안 총 607조원 규모의 재정적자를 발생시키는 역대 최대 규모의 확장예산안 및 국가 재정운용계획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에 관리재정수지는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5%대 중반대 적자를 내고, 외환·금융위기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대체로 흑자를 냈던 통합재정수지도 4% 안팎의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역대 최대 규모의 확장 예산이며 최악의 적자 예산이다.

이로 인해 중앙·지방정부 채무를 합한 국가채무는 지난해 729조원에서 매년 100조원 이상 폭증해 2024년에는 1327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지난해 38.1%에서 2024년엔 58.3%로 5년 사이에 20.2%포인트 급등한다. 국가채무가 역대 최고 속도로 증가하는 것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수차례 “전반적으로 확장적 재정기조 하에서 재정건전성이 다소 약화되는 측면은 있으나, 지금과 같은 방역·경제 전시상황에서는 일시적인 채무·적자를 감내하더라도 재정에 요구되는 역할을 충실히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확장재정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반면에 국민의힘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최근 발간한 예산춘추(60호)를 통해 “경기를 살리지도 못하고 어려운 취약계층을 구하지도 못하면서 오히려 재정위기를 심화시키고 정부 공공부문의 비효율과 폐해만 확대하는 결과를 유발할 것”이라며, “내년 정부 예산안을 ‘재정 건전성 파괴 예산’, ‘재정 경직화 예산’, ‘재정규율 파괴 예산’, ‘대선 대비 선거용 예산’, ‘경제 파괴 예산’으로 규정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2025년부터 국가채무를 GDP의 60%, 통합재정수지 적자를 GDP의 -3% 이내에서 관리하도록 하는 재정준칙을 마련했지만, 여야 모두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어 국회 처리 전망이 불투명하다. 여당에서는 재정확대가 필요한 시기에 재정준칙이 정부 재정운용의 ‘족쇠’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며, 야당에서는 규정이 느슨하고 적용시점도 너무 늦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매년 반복되는 이런 재정건전성 논란이 재정악화를 방지할 실질적 대안을 도출하는 데에는 이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의 사태 극복은 물론 저출산·고령화와 저성장 등 구조적인 문제에 따른 재정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선 증세를 비롯한 근본적인 세수 확충 방안이나 예산 규모 축소 등 지출 구조조정이 필요하지만, 여야 모두 이들 ‘불편한 해법’에 대해선 눈을 감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의 경제난 극복과 경기회복에 중점을 두면서 재정악화를 방치하는 정부·여당의 근시안적 태도와, 실질적 재정건전화 방안보다 정치적 유불리만 따져 논쟁만 일삼는 정치권의 무책임이 결합하면서 재정은 한단계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소모적 논쟁보다 실질적인 대안 논의가 시급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