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확진자 일일 세자릿수 기록

방역당국 “1.5단계 격상기준 충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이 시행 사흘째를 맞은 가운데, 방역당국이 수도권의 거리두기 단계가 1.5단계로 격상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핼러윈 데이의 여파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라며 정부의 선제적 조치를 주문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9일 0시 기준 코로나19 국내 일일 신규 확진자는 126명으로 집계됐다. 지역 발생은 99명, 해외 유입은 27명으로 지난 8일 143명에 이어 이틀 연속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하루 전에 비해 소폭 감소한 수치지만 이날 역시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 수는 세 자릿수에 육박했다.

이 가운데 방역 당국은 지속하는 코로나19의 확산세로 인한 ‘수도권 거리두기 1.5단계 격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강도태 중대본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지난 일주일간 일평균 국내 발생 확진자는 약 89명으로, 5주 연속 증가하는 추세”라며 “국내 확진자 수의 증가세를 막지 못한다면 거리두기의 단계가 상향 조정되고, 어렵게 유지하고 있는 우리의 일상이 다시 위협받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박능후 중대본 제1차장(보건복지부 장관)도 지난 8일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는 대규모 확산을 억제하며 안정적 대응을 이어 나가고 있는 상황이지만 감염재생산지수가 1 내외의 등락을 반복하며 코로나19의 확산 속도가 방역당국의 추적·억제 속도에 비해 조금씩 앞서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감염재생산지수란 확진자 1명이 타인을 평균 몇 명 감염시키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해당 수치가 1 아래일 경우 방역당국의 대응이나 역학조사 등에 긍정적인 상황으로 볼 수 있지만, 반대로 1을 넘을 경우 방역당국의 향후 대응이 감염 전파 속도를 따라잡기 어려워진다.

현재 진행 중인 크고 작은 일상 속 산발적 감염에 핼러윈의 영향까지 본격화한다면 감염 확산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잠복기 등을 고려할 때 핼러윈을 기점으로 감염된 확진자들이 최근 집계되는 것”이라며 1.5단계, 나아가 2단계까지 거리두기 격상을 제언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확진자 수가 올라가기 시작하면 급격하게 오른다”며 “일주일을 평균으로 (위험도를 평가)하면 조치가 늦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나타나는 확진자들은 4~5일 전에 증상이 시작돼 잠복기 평균 5일을 더하면 약 9~10일 전에 노출된 사람들”이라며 “핼러윈 근처 시기에 감염된 사람들이 어제 확진돼 비로소 우리가 알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은미 이화여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핼러윈의 영향도 지금 잠복기라 이번주까지 계속해서 나올 것이고 지역사회 감염도 굉장히 많다”며 “겨울철 사람들이 계속 모이게 되고 바이러스의 활동량이 높아지는 가운데, 일상생활을 다 유지하고 마스크 착용도 소홀히 하면 100% (확진자 수가)더 늘게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1단계를 유지하긴 지금 상태로는 어려울 것”이라며 “1.5단계를 고려해야 하고, 1.5단계가 아니고 거기서 안 되면 2단계까지도 충분히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