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라틴계는 트럼프, 애리조나 라틴계는 바이든
“‘라틴계’라는 공동체는 미국이 만들어낸 것”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승리를 공식 선언한 지난 7일(현지시간) 마이애미를 비롯한 플로리다주 곳곳에서 가장 극렬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불복을 응원한 이들은 백인 고령층이 아니라 젊은 라틴계 유권자들이었다.
이들은 ‘선거는 사기다’, ‘사회주의 엿 먹어라’ 등 과격한 글귀가 적힌 푯말을 들고 거리에 섰으며,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영어와 스페인어로 선거 부정을 의심하는 주장을 퍼날랐다.
일반적으로 민주당에 우호적으로 여겨졌던 라틴계 유권자들에 대한 통념은 플로리다에서 산산히 깨진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라틴계 유권자는 6100만명에 달했다. 하지만 미국 언론들은 이번 대선을 계기로 라틴계 유권자를 하나의 공동체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라틴계 미국인이 수십 개의 다른 나라로부터 이주해왔으며 다른 유권자 집단과 마찬가지로 거주지, 소득 수준, 성별 등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퓨리서치센터의 마크 로페즈 인구통계 연구소장은 마켓워치에 “하나의 공동체로 부른다는 것은 가치와 이익을 공유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라틴계는 꼭 그렇지 않다”면서 라틴계나 히스패닉이라는 꼬리표는 미국의 발명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사람을 하나의 그룹으로 묶는다는 생각은 정말 특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이번 대선 출구조사를 보면 플로리다의 라틴계 유권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열렬히 지지했다. 반면 애리조나주의 라틴계 유권자들은 바이든 당선인 편이다.
플로리다 라틴계는 주로 쿠바와 베네수엘라, 엘살바도르 등에서 이주해왔다. ‘사회주의’라는 말만 들어도 경기를 일으키는 이들에게 바이든 후보의 사회주의 색채를 띤 정책은 공포에 가깝다. NBC방송은 정치적으로 부패한 나라에서 온 라틴계 유권자들은 부정선거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어렸을 때 미국에 왔다는 한 유권자는 “부모가 살아온 지옥으로 이 나라가 변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선 안이한 판단으로 라틴계 유권자 맞춤형 공략이 부족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바이든 캠프의 여론조사 담당자인 매트 배레토는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플로리다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했다면 선거운동을 다르게 조직했을 것이라면서 “라틴계 유권자에 대한 전략은 확실히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