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후 루이싱커피 등 16개사 상장폐지
트럼프 中기업 퇴출안 제동 걸릴 듯
미국 회계 규정 적용, IPO 위축 전망
미국 대선에서 중국 기업의 뉴욕 증시 퇴출을 추진하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패색이 짙어지면서 상장폐지 관련 불확실성을 우려했던 투자자들은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다만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에도 중국 국적 기업들에 대한 강경한 입장이 유지될 가능성이 있어 신규 상장은 위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가 개표 막바지에 미시건, 위스콘신 등 경합주에서 판세를 뒤집고 승기를 잡으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했던 중국 기업의 증시 퇴출안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미 상원은 지난 5월 외국 정부가 소유·통제하는 기업의 자국 내 상장을 금지하고, 미국 회계감사 기준을 3년 연속 충족하지 못하는 외국 기업을 상장폐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8월에는 재무부가 미국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에 회계감사 자료를 공개하지 않으면 상장폐지하는 내용의 권고안을 백악관에 제출했다.
대선을 앞두고 잠시 대기 중이었던 이 안건들은 바이든 후보가 내년 1월 백악관에 입성할 경우 추진 동력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더라도 미국 내 중국 상장기업들에 대한 강경한 입장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많다. 미국 회계감사 규정을 따르도록 하거나 회계조사가 강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 내 중국 기업들의 기업공개(IPO) 위축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3일 “바이든이 당선될 경우에도 양국 간 투자를 가로막는 많은 장애물들이 유지될 것”이라는 정책 전문가들의 의견을 보도했으며, 프랑스 투자은행(IB) 나티시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견제는 양당 (동일)정책”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미국상공회의소(USCC)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 나스닥, 아메리카증권거래소 등 3대 미국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기업은 지난달 2일 기준 총 217개로, 이들의 시가총액 규모는 2조2000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2019년 2월 조사(156개) 때보다 61개 늘어난 것이지만, 당시 이후 상장폐지가 결정된 기업도 16개나 된다. 회계조작 파문을 일으켜 시장에서 퇴출된 루이싱커피를 비롯해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하고 중국 시장으로 돌아간 반도체 기업 SMIC 등이 대표적이다. 시장에서는 페트로차이나 같은 중국 국영기업이나, 웨이보처럼 중국 정부의 실질적인 감시와 통제를 받는 것으로 비판 받는 기업들이 뉴욕 상장을 유지하기 힘들지 않겠냐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강승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