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개그우먼 박지선(36) 씨가 안타깝게 세상을 등진 가운데 일부 유튜버가 고인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혐오를 조장해 조회 수를 늘려 돈을 버는 유튜브 생태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기(氣)치료 및 점집을 운영한다고 본인을 소개한 유튜버 A씨는 2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쥐띠 박지선 햇빛알레르기 지병은 신병'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박지선은 생전 지병(햇빛알레르기)을 앓고 있었으나 최근 상태가 악화돼 극심한 고통을 호소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이용해 그는 “태양을 피하는 병은 즉 신을 피하는 병으로, 마음 안에 마귀·사탄이 들었기 때문”이라며 “이건 신만이 고칠 수 있고, 이런 병을 겪는 이들은 내가 고쳐줄 수 있다”고 자신이 운영하는 가게를 영업했다.
연예인 관련 뉴스를 다루는 한 유튜브 채널은 ‘박지선 자살 사망 원인? 답이 없는 인생’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은 단순히 박지선을 소개하는 내용이었다. 영상을 본 이들은 “이런 영상으로 고인을 욕보이지 마라” “당장 영상을 내려라”라며 비난했다.
유튜브에 이 같은 도 넘은 자극적인 영상이 올라오는 이유는 조회 수가 곧 수익으로 이어지는 구조 때문이다. 수익을 올리기 위해 혐오 조장 콘텐츠, 허위 사실, 폭력, 선전성이 담긴 악성 콘텐츠가 생성되는데도 유튜브는 이를 검열할 제도적 장치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최근에는 불륜·성매매 등과 관련된 콘텐츠가 전체관람가로 설정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여성의 나체가 보이는 영상도 누구나 볼 수 있게 방치됐다. 오히려 성교육 영상에 제재를 가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유튜브 관계자는 “사용자들이 신고한 콘텐츠는 삭제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앞으로 문제 개선을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전달했다.
한편 지난 2일 박지선 씨는 모친과 함께 자택에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갑작스레 전해진 비보에 연예계와 팬들은 큰 충격과 깊은 슬픔에 빠졌다. 더구나 자신의 생일(11월 3일)을 하루 앞둔 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