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지난해 후원금 제일 많이 받은 유튜버는 사람이 아닌 가상 캐릭터!”
사람이 가상 캐릭터에게 밀렸다. 지난해 유튜브 슈퍼챗 후원금액 1위가 가상(버추얼) 유튜버로 분석됐다. 슈퍼챗은 유튜버에게 이른바 ‘별풍선’을 주는 기능이다. 하루 최대 50만원까지 가능하다.
유튜브 통계 분석 스타트업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2019년 전세계 슈퍼챗 1위는 일본의 버추얼 유튜버 ‘미나토 아쿠아’ 채널이다. 원화로 환산 시 후원금액은 3억 6713만5782원에 달한다.
실제 미나토 아쿠아 채널은 콘텐츠를 올린 지 하루도 안 돼, 조회수 20만회를 넘길 정도로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
인기 상승세도 가파르다. 9월 기준, 전세계 슈퍼챗 후원금 1위~5위까지 모조리 버추얼 유튜버다. 모두 일본에서 만든 유튜브 채널이다.
버추얼 유튜버는 실제 사람의 행동을 기반으로 탄생된다. 사람의 몸에 센서를 부착한 뒤 모션 캡쳐 기술을 통해 행동을 본뜨고, 그 위에 성우의 목소리를 입힌다.
버추얼 유튜버의 시초는 일본의 ‘키즈나 아이’로 2016년 등장했다. 인기에 힘입어 2018년 일본 관광 홍보대사까지 지냈다.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선수를 발탁하는 국가의 얼굴에 가상 캐릭터가 진출한 것이다. 키즈나 아이는 현재 구독자 286만명, 누적 조회수는 3억 4000만회를 상회한다.
인기가 검증되자 2018년부터 다양한 버추얼 유튜버들이 등장했다. 일부 버추얼 유튜버는 실제 라이브 콘서트를 진행하고, 해외에서 명품 모델로 발탁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튜브 안에서는 사람과 가상 캐릭터의 경계가 허물어졌다”며 “실제 콘텐츠도 일반 유튜버들이 하는 춤, 노래, 일상 대화 등을 소재로 한다”고 밝혔다.
국내서도 스마일게이트가 선보인 버추얼 유튜버 ‘세아’ 채널은 구독자가 7만명에 육박한다. 2018년 선보인 뒤, 올해 7월부터는 실시간 라이브 방송도 진행 중이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90년대부터 사이버 캐릭터 인기가 일본에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가상의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결혼하겠다는 사람도 나올 정도였다”며 “유튜브라는 플랫폼이 생기면서 반복적으로 만날 수 있는 창구가 생긴 게 폭발적 인기 요인”이라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