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국회서 논의 본격화…노사 모두 반대해 진통 불가피

勞 “사용자 요구 수용한 것” vs 使 “기울어진 개정안, 보완 시급”

정부 “한-EU FTA 위반 여부 11월말 결론…법 개정 더 못미뤄”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정부가 추진중인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과 관련, 실업자와 해고자의 노조가입을 허용하는 정부의 노조법 개정안을 놓고 노사 모두 반대해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노동계는 “사용자 요구를 수용한 것”이라며 총파업까지 불사할 기세고, 경영계는 ‘기울어진 개정안’이라며 보완을 요구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노사정이 ‘정면충돌’하는 양상이다. 비준을 위한 국회 논의는 다음달부터 본격화 전망이다.

지난 21일 오전 서울 국회 앞에서 열린 '정부의 반노동적 노동법 개악반대 및 ILO핵심협약 비준촉구 양대노총 기자회견'에서 한국노총 김동명 위원장(앞줄 가운데)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
지난 21일 오전 서울 국회 앞에서 열린 '정부의 반노동적 노동법 개악반대 및 ILO핵심협약 비준촉구 양대노총 기자회견'에서 한국노총 김동명 위원장(앞줄 가운데)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

22일 고용노동부와 국회에 따르면 국감이 끝나고 다음달 국회에서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노조법 개정안이 본격 논의된다. 정부는 미비준 ILO 핵심협약 4개 중 결사의 자유에 관한 87호, 98호, 강제노동 금지에 관한 29호 등 3개의 비준안과 이를 반영한 노조법 등 관련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놓은 상태다.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노조법 개정안 등 6개 법안도 함께 논의될 전망이다.

정부는 유럽연합(EU)과 무역분쟁 해소 차원에서 이번 정기국회에서 비준안과 개정안을 함께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전날 고용부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지난 8일 ILO 개최된 한-EU FTA 전문가 패널 심리에서 EU측 대표단이 핵심협약 비준의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결과를 강력히 요구했다”며 “더는 늦출 수 없는 만큼, 노동계와 경영계의 협력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EU FTA 전문가 패널이 다음달 말까지 채택할 보고서에서 한국이 FTA를 위반했다는 결론이 나올 경우 국제적으로 ‘노동권 후진국’의 낙인이 찍히게 된다. EU측이 한국을 상대로 강도 높은 불이익 조치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노조법 개정안은 노조 결성의 자유를 확대했지만, 단체협약 유효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확대하는 등 경영계 요구도 일부 반영했다. 이 때문에 노사 모두의 반발하고 있다.

양대 노총은 “정부의 노조혐오 노동법 개악 시도를 결코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처리를 강행할 경우 총파업까지 불사할 기세다.

경영계는 대립과 갈등 중심의 국내 노사관계를 고려할 때 ILO 핵심협약 비준 자체가 시기상조인데다 법개정안이 노동계에 지나치게 기울어졌다며 반발하고 있다. 대한상의는 국회에 낸 의견서에서 “정부의 노조법 개정안은 노동권 강화에 치우쳐 노사균형에 어긋나고 선진국의 제도나 관행과도 맞지 않아 노사갈등을 더욱 증폭시킬 우려가 큰 만큼 사측의 방어권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노조법 개정안의 국회 심의 과정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여기에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노동법 개정 제안으로 노조법 개정을 둘러싼 구도는 한층 복잡해졌다.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서 ILO 국제노동기준에 완전하게 부합하는 내용으로 노조법을 개정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어려워보인다”며 “국제노동기준에 부합하도록 점진적, 단계적으로 개정하고 추가개정을 위한 타임스케줄을 명확히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