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처리 않은 노동자 중 절반 이상 산재보험 몰라
‘불나면 119’처럼 ‘일하다 다치면 산재보험’ 인식필요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택배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상하차 일용직 노동자 가운데 근무 중 산업재해를 입은 경우 87% 이상이 자비로 병원진료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장철민(더불어민주당) 이원이 지난달 24일부터 열흘간 물류센터 상하차 일용직 노동자(단기알바) 104명을 대상으로 '택배 물류센터 노동실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중 산재보험으로 병원진료를 받은 사람은 단 1명이었다. 산재처리 하지 않은 이유로는 절반 이상이 산재보험에 대해 모른다고 답했다.
설문결과에 따르면, 절반이상인 57.7%가 일하다 다친 경험이 있으며, 업무상 상해로 병원진료를 받은 40명 중 35명(87.5%)이 자비로 병원비용을 처리했고, 4명(10%)은 고용업체에서 병원비를 지급했다고 답했다. 단 한 명만 산재보험으로 병원진료를 받았다.
산재처리를 하지 않은 이유로는 ‘다른 방법이 있는 것을 몰랐다’고 답한 경우가 45.2%로 가장 많았지만, ‘산재보험 제도를 몰랐다’,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가 각각 14.3%로 73.8%가 산재보험제도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 특히, ‘물류센터에서 일하다가 다쳤을 때 산재보험에 따로 가입돼 있지 않더라도 산재보험으로 보상받을 수 있는 것을 알고 계셨습니까’라는 질문에는 87명(83.7%)이 ‘모른다’라고 답했다.
고용노동부가 2016년부터 2년에 한 번씩 택배·물류업체 근로감독을 실시하며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조치하고 있지만, 설문조사를 통해서 본 물류센터는 여전히 불법이 만연하고 노동자의 안전은 위태로웠다.
상하차를 하면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일을 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인원은 60.6%, 근로계약서 사본을 받지 못하고 일한 경험이 있다고 답변한 인원은 76.9%였다. 안전교육 없이 근무했다고 답변한 인원은 64.4%였고 법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1시간 이상의 안전교육이 진행된다고 답변한 사람은 4명에 불과했다.
장철민 의원은 “산재보험 제도의 개선점도 많지만, 큰 틀에서 기존에 있는 제도를 제대로 알려야 한다”며 “‘불나면 119’처럼 ‘일하다 다치면 산재보험’이라는 국민적인 인식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플랫폼 노동, 초단기 노동 등 노동형태가 다양해질수록 산재, 근로계약, 노동조합 등 기본적인 노동권에 대한 교육이 초등 수준부터 반복적으로 시행될 필요가 있다”며 “이번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고용부 등 관계기관과 함께 공식적인 실태조사 및 점검을 통해 일용직 노동에 대해서 보호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