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면세업계의 모든 이목이 하나의 국제선 노선에 집중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확산으로 6개월간 중단됐다 이날 재개된 ‘부산-칭다오’ 노선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큰 피해를 본 면세업계와 종사자들에게 재개된 국제선 노선의 존재는 생존을 위한 한줄기 희망과 같았다.
면세점은 국내 입·출국자를 대상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장소라 항공, 여행 및 관광산업과 밀접한 관련성을 갖고 있다. 코로나19로 국제 여행객의 국가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관광산업과 함께 면세산업계 역시 고사직전의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실제로 올해 3월 이후 국내 공항으로 입·출국하는 여객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96.7% 감소했고, 13만여명에 이르던 면세점 이용객 수도 1700여명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에 올해 상반기 전체 면세점 시장규모는 전년보다 37% 감소했다. 주요 면세점 사업자의 영업손실도 3153억원을 훌쩍 넘겼다.
코로나19의 영향은 비단 우리나라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같은 시련을 겪는 다른 국가들은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관광비행이다.
관광비행은 ‘관광을 목적으로 한 지점을 이륙하여 중간에 착륙하지 않고, 정해진 노선을 따라 출발지점으로 되돌아와 착륙하는’ 비행을 의미한다. 최근 관광비행은 외항사를 중심으로 활발히 판매되고 있다. 호주 콴타스 항공은 왕복 12시간짜리 남극 대륙 관광비행을 했고, 대만 타이거 에어는 120명의 대만인을 태우고 제주상공에 머물다 다시 대만으로 돌아갔다. 우리나라도 아시아나항공을 시작으로 국내 관광비행 상품이 속속 판매되고 있다.
관광비행 상품의 판매는 면세업계에 작은 희망이 될 수 있다. 정부 및 유관부처가 관광비행 이용객들에게 면세점 쇼핑을 허용해준다면 면세업계가 직면한 작금의 어려움을 무사히 넘길 수 있는 단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방역에 대한 우려가 존재할 수는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높은 방역체계와 공항 및 면세점 간 긴밀한 협조를 통해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 면세점 체류시간 단축이 필요하다면 인터넷면세점에서 쇼핑 후 인도장에서 상품을 받는 것으로 보완할 수 있다.
면세점 쇼핑은 여행의 꽃이다. 지난 4월 면세품의 내수 유통을 허용해준 선례가 있듯 관광비행 탑승객에 한해 면세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면 면세점 업계도 다시 활력을 찾을 수 있다. 이와 함께 호텔, 항공사 등과 함께 ‘관광비행’을 다채로운 관광 상품으로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코로나 사피엔스’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지금의 팬데믹 상황에 맞춰 사람들은 일상에 적응하고, 기업들은 도태되지 않고 경영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어야 한다. 정부가 다각도로 검토해 ‘관광비행’과 면세품 판매가 가능하도록 하는 등 범정부적 지원 정책이 하루빨리 마련되길 희망한다.
관광비행 상품 여행객에 대해 면세품을 판매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탑승객의 비행 즐거움을 배가해 항공·공항·관광 등 여행관련 산업 전반의 침체된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이와 함께 우울한 사회적 분위기를 벗어나도록 반전시킬 수 있는 하나의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변동욱 한국면세점협회 본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