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으로는 '시장친화 지배구조 개편' 예상

“미래차 비전, 주주환원정책 등 신뢰 구축”

그룹사 주가 전반에 긍정적 영향 기대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14일 회장으로 선임됐다. 사진은 2020년 1월 2일 서울 서초구 현대차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는 정 회장 [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14일 회장으로 선임됐다. 사진은 2020년 1월 2일 서울 서초구 현대차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는 정 회장 [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14일 회장 자리에 오르면서 그룹 상장사 주가에 대한 금융투자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내놓았던 지배구조 개편안이 주주 반대로 철회된 적이 있는 만큼, 향후 정 회장이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올라서는 과정에서 주주친화적인 정책이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자동차그룹 상장사들의 주가는 대체적으로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는 전날 대비 0.21% 하락한 23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현대차는 전날보다 0.56% 소폭 상승한 18만원에 거래되고 있지만, 그 외 기아차(-1.39%), 현대위아(-1.72%), 현대글로비스(-2.73%) 등 대체적으로는 약세 흐름이다.

일단은 투자자들이 향후 영향을 저울질하며 관망 모드로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 금융투자업계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에 시장친화적인 변화가 예상된다며 그룹사 주가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정 회장의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지분율은 각각 2.62%, 1.74%으로 높지 않다. 특히 그룹 핵심인 현대자동차 지분 21.43%를 보유한 현대모비스지분율은 0.32%에 그친다. 향후 상속 및 지배구조 변화를 통해 정몽구 명예회장을 대신해 그룹 정점에 올라서는 과정이 수반될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정인데, 이미 2018년 지배구조 변화를 시도했다가 철회한 점이 회자된다. 당시 그룹이 내놓았던 지배구조 개편안은 기업 분할, 분할 신규 비상장기업과 다른 상장기업과의 합병, 합병 후 기업 지분과 또 다른 기업 지분의 교환 등 복잡한 과정을 포함했다. 하지만 핵심계열사 지분을 대거 매입한 글로벌 헤지펀드 엘리엇의 반대로 계획이 무산됐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2018년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변화시도를 중도 철회한 것은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핵심 기업 주주들을 설득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라며 "이번에는 논란거리가 될 수 있는 과정은 최소화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만 지배구조 변화 이후 정 회장의 핵심기업 지분율이 그룹을 주도적으로 경영할 만큼 충분치 않을 수도 있다. 핵심은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활용해 모비스 지분율을 끌어올리는 것인데, 단순히 보면 정 회장 입장에서는 모비스의 가치는 낮아지고 글로비스의 가치가 높아질수록 유리한 상황이라 글로비스를 제외한 주요 계열사 주주들과는 이해관계가 어긋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는 오히려 이처럼 '제왕적 경영'이 불가능한, 따라서 경영진이 주주들의 지지를 지속적으로 얻어야 하는 구조가 안착될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강 연구원은 "지난 2년 간 정 회장은 신차 상품성 개선, 미래차 비전 제시, 핵심 기업들의 주주환원 정책 등을 통해 주주들의 지지를 얻으려는 노력을 보여줬다"며 "경영진과 일반주주의 신뢰관계가 강화되면서, 앞으로도 현대차그룹이 추구하는 지배구조 안정의 핵심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최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