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독점법 조사 보고서

구체적 규제법안 제시

대선후 입법 추진할듯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미국 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 반독점소위원회 지도부가 구글과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등 ‘빅4’ 업체를 사실상 분할하는 법 개정안을 공식화했다.

6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법제사법위원회 반독점소위원회 민주당 지도부가 발표한 ‘디지털 시장 경쟁에 관한 조사 보고서’는 빅4업체를 반독점 업체로 규정하고 독점행사를 막기 위해 업체 분할(divesture)을 강제할 수 있도록 법안을 개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고서에 담긴 반독접법 개정안은 빅테크 기업의 구조조정과 시장 단속 전담기관을 신설하는 조항 등을 포함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대선 이후인 11월 말 보고서에 대한 후속조치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11월 대선과 함께 진행되는 상원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하게 되면 보고서의 내용을 골자로 한 반독점법 개정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민주당은 하원에서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지만, 사실상의 거부권을 가진 상원은 공화당이 다수당이다.

미국 하원 법제사법위원회 반독점소위원회 민주당 지도부가 발표한 '디지털 시장 경쟁에 관한 조사보고서'.
미국 하원 법제사법위원회 반독점소위원회 민주당 지도부가 발표한 '디지털 시장 경쟁에 관한 조사보고서'.

보고서는 대형 기술업체들이 엑손모빌과 같은 과거 독점 석유기업이나 철도회사처럼 독과점 형식으로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구글과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모두 경쟁력이 있는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형태로 시장지배력을 키웠다고 봤다. 보고서는 빅4업체가 지난 10년간 수백 개 기업을 인수해 잠재적인 경쟁업체를 죽였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페이스북은 ‘복사하고 취해서 죽여라’라는 전략으로 경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사장시켰다”고도 지적했다. 구글에 대해서는 “검색광고 시장을 독점함으로써 경쟁사의 성장을 저해시켰다”고 했다.

보고서가 제시한 대응방안은 다음과 같다. ▷빅테크 업체가 인수합병(M&A) 사업을 검증할 때, 경쟁을 저해하지 않는다는 반독점 입증 책임주체를 피인수업체가 아닌 빅4업체로 설정하고 ▷빅테크 업체가 유사사업을 벌일 경우 구조적 분할을 강제하며 ▷자사 우선의 제품설계 금지 및 약탈적 가격설정 금지 조항을 구체화하는 것이다. 이는 반독점법인 클레이튼법 제 7조와 셔먼법 제2조에 해당한다. 독립적인 조사기관 신설도 대안에 포함됐다.

앞서 민주당 하원 반독점소위는 지난해 6월부터 빅4 업체에 대한 독점여부를 조사해왔다. 이에 앞서 지난해 상반기까지 대통령 후보로 거론됐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빅4업체들을 분할하고 규제하겠다는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미국의 독접기업에 대한 분할과 규제 역사는 120년 전인 1890년부터 시작됐다. 미국 의회는 1980년 기업트러스트와 독점을 금지하는 셔먼법을, 1914년 기업의 통합 및 인수합병 규칙을 정한 클레이튼 법을 제정했다. 연방거래위원회법도 같은해 통과됐다. 1903년 미 법무부에서 신설된 독점금지국은 이후 미국 최대 기업인 스탠더드 오일이 철도회사들을 무차별적으로 인수하고 석유수송망을 장악해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줬다며 34개 회사로 쪼갤 것을 명령했다. 미국 담배시장 대기업인 아메리칸 토바코에도 16개사로의 분할을 지시했다.

2010년대 들어 미국 정부는 AT&T와 T모바일(2011년), 컴캐스트와 타임워너(2015)의 합병을 저지하는 등 각종 M&A빅딜을 반독점법 위반을 이유로 제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