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 재건축 단지 사전 컨설팅 신청…은마·잠실5도 포함
소유주들 “주민동의 없이 재건축 추진위원장 임의로 신청”
재건축 추진 지지부진…공공재건축 저울질 관측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지난달 마감된 공공참여형 고밀재건축(공공재건축) 사전컨설팅 접수 결과 서울 재건축 아파트 단지 15곳이 공공재건축 사전컨설팅을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에는 강남권 재건축 대어로 꼽히는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공공재건축이 현실화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전 컨설팅을 받은 단지들이 이후 사업 후보지 신청을 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이르면 이달 말 공공재건축 선도사업 후보지를 선정할 예정이다.
특히 은마아파트와 잠실주공5단지 모두 주민 동의 없이 재건축 조합장이 임의로 사전컨설팅을 신청했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컨설팅 시작 전부터 파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6일 국토교통부와 공공정비사업 통합지원센터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공공재건축 사전 컨설팅을 신청한 단지는 총 15곳으로, 강남권 3구(강남·서초·송파구) 대단지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센터 측은 구체적인 단지명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신청 단지에는 은마와 잠실주공5단지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전 컨설팅은 공공재건축 진행 시 공사비와 일반분양가, 사업 시행 후의 자산가치 등을 분석해 추정 분담금과 사업 수익률을 추산한다. 조합이 사업 참여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들 단지들이 사전컨설팅을 신청한 이유는 재건축 추진이 지지부진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잠실주공5단지는 지난 2005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됐고 2013년 조합이 설립됐지만 아직까지 사업시행 인가를 받지 못했다.
1979년 지어진 은마아파트는 20여년간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이지만,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공공재건축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정부가 개설한 센터에 사전컨설팅을 신청한 것으로 미뤄보면 이들 단지가 공공재건축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이 단지 주민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은마 소유주들은 “주민동의 없이 재건축 추진위원장이 임의로 사전컨설팅을 신청한 것”이라고 반발하며 집단 민원을 서울시에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측은 주민 동의 없이도 추진위원장이 임의로 공공 재건축 사전컨설팅을 신청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이르면 이달 중으로 공공재건축 선도 사업 후보지를 우선 선정한 뒤 이후 심층 컨설팅과 설명회, 주민 동의(소유자 3분의 2 이상)를 거쳐 연내에 최종 사업지를 확정할 계획이다.
공공재건축은 아파트 최고 층수를 50층으로 올리고 용적률을 최대 500%까지 완화하는 대신, 늘어난 용적률의 절반 이상을 공공 임대와 공공 분양으로 기부채납해야 한다.
용적률 완화로 늘어나는 이익의 상당 부분을 기부채납해야 하고, 임대 물량이 급증하는 만큼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참여를 끌어낼 유인이 부족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공공재건축의 이점으로 공공기관(LH·SH)이 참여해 사업 기간을 대폭 단축한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정부는 8·4 대책을 통해 공공재건축(5만 가구)과 공공재개발(2만 가구) 사업으로 서울에서 총 7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공 재건축은 5만가구 공급이 수요 조사가 아닌 예측 물량일뿐 재건축 조합들과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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