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이자, 수도권에 내려진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2단계로 완화된 첫 주말이었던 이달 19일. 오후 2시가 조금 지났을 무렵, 차로 경기 파주의 한 식당을 지나가면서 엄청난 광경을 목도했다. 식당 옆 대기실에 20~30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식사를 위해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나중에 알아보니 이 식당은 맛집으로 이름나면서, 몇 년 전 옆에 있던 같은 크기의 점포를 하나 더 빌려 대기실로 써 왔다. 그렇다면 같은 크기의 공간을 가진 식당에도 20명 가까운 손님이 모여서 음식을 먹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거리두기 2단계 조치 사항을 보면 실내 50명 이상·실외 100명 이상이 대면으로 모이는 모든 사적·공적 집합·모임·행사가 금지된다. 식당과 대기실 사이에 벽이 있었다지만, 50명 남짓 되는 사람이 모여 있었다는 생각을 하니 안타까웠다.

같은 날 송파구 석촌호수, 마포구 홍대클럽거리 등 서울 시내 곳곳의 공원, 번화가 등에도 사람이 몰렸다. 현장에서 만난 사람 중 상당수는 “2주 만에 처음 바람 쐬러 나왔다”고 했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감염병에 직면해 ‘집콕생활’을 사실상 강요당하다 보니 바깥 공기를 마시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다. 문제는 왜 사람들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우루루 집밖으로 나왔느냐다.

일관성 없는 정부의 거리두기 조치를 탓할 수 밖에 없다. 지난달 하순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500명에 육박했을 때 정부는 거리두기 3단계 조치를 만지작거렸다. 그러나 3단계는 사실상 ‘록다운(봉쇄령) 조치’이기에 쉽게 실행할 수 없었을 게다. 궁여지책이 바로 오후 9시 이후 식당, 술집 등의 영업을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거리두기 2.5단계’였다.

하지만 수도권에서 2.5단계를 2주간 실행해 보니 식당 주인 등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만만치 않았다. 결국 2단계로 조치를 완화시켜, 이달 27일까지 전국에서 시행하기로 정부는 최근 결정했다.

이것이 사실상 정부가 ‘코로나19 완화 시그널’을 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엄연히 현재 2단계 조치 중이고, 신규 확진자 10명 중 3명가량의 감염 경로가 ‘깜깜이’다. 그렇지만 신규 확진자 수가 두자릿수로 나오는 것을 근거로, 사람들이 ‘1단계처럼’ 착각할 수 있다는 걱정도 생긴다. 실제로 “현재 거리두기 단계가 몇 단계인지” 물어보는 사람도 직접 봤다.

전문가들도 ‘2단계 완화 조치’가 성급하다고 지적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민이 ‘이제 안심해도 된다’는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일 경우 (타인과) 접촉 횟수·강도가 높아져 (코로나19 사태) 재악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애초 거리두기 단계를 보다 세분화하지 못한 정부가 안일했다. 2.5단계라는 불분명한 단계가 논란을 키웠다는 이야기도 전문가 사이에서 나온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이 이달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거리두기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지만, 뒤늦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지난 주말 사람들이 밖으로 나온 이유에는 다소 느슨해진 경각심도 한몫했을 것이다. 날마다 ‘중계’되는 신규 확진자 수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사람들이 계속 조심할 수 있도록 돕는 정부의 정확한 시그널이 아쉽다.

신상윤 사회부 사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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