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세입자 계약갱신청구로 입주 못 하는 사례

기존 전세계약 만료 6개월전까지는 소유권이전 해야

부동산업계 “세 낀 집 팔려면 만료 10개월 전엔 내놔야 안심”

서울 노원구 아파트 단지[연합]
서울 노원구 아파트 단지[연합]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실거주 목적으로 집을 매수한 사람도 기존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 행사 이전에 등기를 치지 않아 입주가 불가능해지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본지 9월 10일자 ‘전세낀 매물’ 매매계약 단계서 현 세입자 동의하면 실거주 가능 기사 참조〉

경남 창원의 한 아파트 매매계약을 지난달 말 체결한 A씨는 전세 계약 만기에 맞춰 잔금을 치르고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친 뒤 실입주할 계획이었다. 전세 계약은 내년 3월 초 만료된다. 하지만 최근 세입자가 이 아파트에서 2년 더 살겠다고 집주인에게 통보했다.

새로운 임대차법에 따르면 집을 산 뒤 기존 세입자를 내보내기 위해서는 전세 계약 만료 6개월전에 소유권 이전 등기까지 마쳐야 한다. A씨는 아직 등기를 마치지 않았기 때문에 세입자가 계약갱신을 청구할 권리를 가졌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지난 14일 이런 문제를 성토하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실거주 목적으로 전세 낀 집을 계약하고 계약금, 중도금, 또는 잔금까지 납부했더라도 소유권 이전 등기 전에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만 행사하면 매수자는 세입자에게 집을 양보하고 2년간 길거리로 나앉아야 한다"며 "이로 인해 연일 세입자, 매수인, 집주인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중개업소에서는 세입자가 있는 집을 팔 계획이 있다면 늦어도 현재의 전·월세 계약 만료일 10개월 전에는 매물로 내놔야 한다고 조언한다. 집이 나가는 데 통상 2개월 정도 걸리고, 매매 계약이 성사되도 소유권 이전 등기까지는 통상 중도금과 잔금을 치르는 데도 2개월 가량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세입자가 있는 집은 이처럼 매도에 제약이 따르면서 주택 매매 시장에서 인기가 떨어지고, 시세도 낮게 형성되고 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2단지 세입자가 있는 전용 32㎡는 지난 3일 3억7500만원(5층)에 매매됐다. 지난 7월 3억9500만∼3억9800원에 매매된 것과 비교해 2000만원 이상 하락한 금액이다. 해당 평형 시세는 4억원 선이지만, 세입자가 있는 매물은 이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