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협의해 환자 건강 상태 공개
“인공호흡기 제거하고 언어적 자극에 반응”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푸틴의 정적’이라 불리는 러시아 야권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의식을 찾았다. 나발니가 지난달 20일 모스크바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독극물 중독으로 의심되는 이유로 의식불명에 빠진지 18일 만이다.
7일(현지시간) AFP 등 외신에 따르면 나발니를 치료 중인 베를린 샤리테병원은 나발니가 혼수상태에서 깨어나 기계적 인공호흡기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샤리테병원은 “그는 언어적 자극에 반응하고 있다”면서 환자 상태에 차도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각한 중독에 따른 장기적 문제를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샤리테병원은 나발니의 가족과 협의해 환자의 건강 상태를 공개했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도 이날 나발니의 의식 회복 소식을 빠르게 전했다. 통신은 “나발니가 혼수상태에서 벗어나 기계적 인공 호흡 상태에서 해제됐다”고 했다.
나발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으로 꼽히는 야권 운동가이다. 그는 지난달 20일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갑자기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고, 시베리아 옴스크 병원에 긴급 이송됐다.
사건 직후 나발니 측은 독극물에 공격받은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러시아 당국은 나발니에게서 독극물의 흔적이 없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국제 사회가 의심의 시선을 보내자 그를 독일로 이송했다.
이어 독일 정부는 지난 2일 연방군 연구시설의 검사 결과 나발니가 신경작용제인 ‘노비촉’에 노출됐다는 “의심의 여지 없는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측은 여전히 독살 시도 가능성을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는 독일 정부의 주장에 근거가 없다면서 이번 사건에 대한 완전한 정보 교환이 이뤄지길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독일 정부는 러시아에 이번 사건의 진상 규명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유럽연합(EU)과 함께 제재에 나설 수 있다고 압박하고 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전날 러시아와 독일을 발트해로 잇는 천연가스관 사업인 ‘노르트 스트림2’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