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8월 24일은 한중 수교 28주년이 되는 날이다. 한중관계는 유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중국과 한국은 갈등과 애정으로 혼합된 가깝고 친근한 이웃 나라다.

지난 21일 중국의 외교 사령탑 양제츠(杨洁篪) 중앙정치국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2년 만에 방한하여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회담을 가졌다. 이번 만남은 서 실장의 초청에 따른 방한으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일정 조율과 함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고위급 교류, 북핵 문제 해법, 미중 갈등 국면 속 한중 관계 등이 논의되었다.

양 정치국원은 한국 방문에 앞서 싱가포르 리셴룽(李顯龍)총리와 회담을 갖고 “현재 국제 정세에는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요소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며 “중국은 싱가포르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각국과 손잡고 불안정한 국제 정세를 잠재우고 국제사회 정의와 평화를 수호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번 부산회담을 통해 한중 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조기에 성사시키기로 했다.

한중은 경제 현안과 관련해 ▲코로나19 대응 협력 ▲고위급 교류 등 한중 관심 현안 ▲한반도 문제와 국제정세 등 폭넓은 주제를 두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게다가 ▲FTA(자유무역협정) 2단계 협상 가속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연내 서명 ▲신남방•신북방정책과 '일대일로 一帶一路'의 연계협력 시범사업 발굴 ▲WTO(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 선거 등 다양한 협력에 대해 공감대를 이뤘다.

양측은 올해 한국이 의장국인 한중일 정상회의의 연내 개최 필요성에 대해서도 협의했다. 또한 한반도 정세를 포함한 지역 및 국제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특히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 과정에서 한중 양국 간 전략적 소통과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양 정치국원은 중국 외교 정책을 총괄하는 최고위급 인사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양 정치국원의 방한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에서 오는 첫 고위급 방한”이라며 “방한 기간에 시진핑 주석의 방한 문제도 주요의제가 될 것이고, 적절한 시기에 시 주석 방한이 성사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 실장은 “우리 정부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고, 양 정치국원은 “향후에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해 지속적인 소통과 협력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양 정치국원은 최근 미중 관계 현황과 중국 측의 입장을 설명했고, 서 실장은 미중 간 공영과 우호 협력 관계가 동북아 및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있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 정치국원은 조속한 시기 중국에 방문해달라고 서 실장을 초청했고, 양측은 외교 채널을 통해 이를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양 정치국원이 시 주석 방한 등의 ‘선물’과 함께 미중 갈등 국면에서 들고 온 ‘숙제’ 역시 만만치 않았다. 현실적으로는 한미 동맹이 중요하긴 하지만, 한중 관계도 경시할 수 없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로선 고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지난 4월에 중국이 도입한 한국 기업인 '신속 통과(패스트트랙)'제도를 통해 기업인들이 가장 많이 중국에 입국했고, 비자발급 제한도 전 세계에서 한국에 가장 먼저 완화했다.

게다가 중국 런민대학교 청 샤오허(成晓河) 국제학부 교수는 "시진핑 주석이 코로나19 이후 첫 방문지로 한국을 택한 것은 크게 의미 있는 일"이라며 "미•중 사이에 처해 있는 한국의 미묘한 입장과 동시에 한중 관계가 회복됐음을 보여준다"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 미국과 중국은 이제 안보와 무역, 기술, 외교 등을 포함한 전방위적인 측면에서 대립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들에 '반중국 연대'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수교 28주년을 맞이하여 한국의 등거리 외교는 미중갈등이 국면에 다양한 관점에서 새로운 '균형 외교'로 중립을 지향하는 ‘솔로몬의 외교 정책’ 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

이창호(李昌虎)

이창호스피치리더십연구소 대표, 헤럴드에듀 논설위원, 한중교류촉진위원회(韩中交流促进委员会) 위원장, 대변환 시대의 <팍스차이나> 저자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헤럴드경제 의견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