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경오픈에서 우승한 이태희는 21일 개최되는 이 대회 타이틀 방어에 도전한다.
지난해 매경오픈에서 우승한 이태희는 21일 개최되는 이 대회 타이틀 방어에 도전한다.
지난해 연장전 끝에 홀컵에 넣으면서 우승을 확정짓는 이태희. [사진=KPGA]
지난해 연장전 끝에 홀컵에 넣으면서 우승을 확정짓는 이태희. [사진=KPGA]

[헤럴드경제 스포츠팀= 남화영 기자] “어렸을 때부터 우승하고 싶던 대회인데다 2연패는 그 누구도 해보지 못한 거라서 꼭 해보고 싶죠.” 지난해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첫날부터 선두를 달려 연장전 끝에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한 이태희(36)가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1982년부터 2019년까지 38년간 이어온 GS칼텍스 매경오픈은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우승했지만 아직 단 한 차례도 2연패는 없었다. 매경오픈은 매년 5월 초순 경기도 성남의 남서울 컨트리클럽에서 열리면서 골프 시즌의 개막을 알리는 대회였으나, 올해는 강원도 춘천의 엘리시안 강촌CC로 자리를 옮겨 치른다. 노란 송진가루와 함께 수많은 갤러리가 코스를 뒤덮던 과거의 매경오픈 모습과 올해는 딴판이다. 무더위가 절정을 이루는 8월에, 게다가 3라운드 54홀로 치르는 대회라 다소 생소한 경험일 것이다. “대회 코스에서는 올해 7~8번 라운드 해봤습니다. 파5 홀 두 개를 파4로 바꿔서 파70으로 치르는데 그 홀에서 타수를 잃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나머지 파4 홀들은 애초에 토너먼트 코스가 아니라 길지는 않은 것 같고요. 대신 러프를 엄청나게 길러서 페어웨이를 지키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그린이 대체로 까다롭습니다. 남서울CC에 미세한 브레이크가 많았다면 여기는 솥뚜껑 그린이 많아 공을 그린에 세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대회 개최지로 결정되고 난 뒤 엘리시안 강촌은 몇 개월간 코스 관리에 정성을 쏟았다. 27홀인 코스에 난도와 흐름을 고려해 혼합(컴포지트) 18홀로 만들었다. 3일간 선수들의 기량을 가려야 하기 때문에 나무를 옮겨 심거나 회원들의 불평을 감내하면서도 러프를 기르는 등 토너먼트 코스 세팅을 위해 노력했다.

지난해 첫째 아들과 우승을 만끽한 이태희는 올해는 둘째와의 감격을 고대한다. [사진=KPGA]
지난해 첫째 아들과 우승을 만끽한 이태희는 올해는 둘째와의 감격을 고대한다. [사진=KPGA]

이태희는 지난해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코리안투어 3승을 달성했다. 2015년 넵스 헤리티지에서 첫승을 기록한 뒤 2018년 제네시스챔피언십 우승에 이은 성과였다. “지난해 우승은 연장전을 치렀는데 별로 긴장이 안됐습니다. 5년전 첫승을 할 때도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라서 두 번째였고요. 하지만 선수들도 대회 2연패는 쉽지 않다고 여기는 만큼 매일 최선을 다해 쳐야할 것 같습니다.” 올 시즌 KPGA 코리안투어와 아시안투어, 유러피언투어 출전권까지 얻으며 3개 투어를 예약해둔 이태희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뒤로는 국내 대회에만 나오고 있다. 투어를 뛰는 선수에게는 조그만 대회라도 끊기지 않고 출전하는 게 중요하다. 지난 5월 말에는 예스킨·골프다이제스트 미니투어 3차 대회에서 우승도 했다. “긴장감 속에서 치러야 경기력이 유지되는데 하루짜리 미니투어였지만 우승하니 엄청 기뻤습니다. 시즌 초반 원하는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샷감과 컨디션이 많이 올라왔으니 이 흐름을 잘 유지해 타이틀 방어에 꼭 성공하고 싶습니다.” 올해 4개 대회에 나와 7월에 솔라고CC에서 열린 KPGA오픈에서의 공동 28위가 가장 좋은 성적이다. 군산CC오픈에서 37위, 부산경남오픈에서는 공동 36위로 마쳤고 KPGA선수권에서는 컷오프 했다. 몇 달을 쉬었다가 치르는 대회여서 경기력을 유지하기가 힘들었다고 한다.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최근 돌이 지난 둘째의 육아를 돕느라 밤잠을 설친다고 했다. “집사람이 아이 둘을 보기 힘들기 때문에 새벽에 나가서 연습하고 저녁에 좀 일찍 들어와서 아기를 보고 있어 연습 시간은 줄었지만 주어진 시간에는 최대한 밀도 있게 연습합니다.” 올해 코리안투어는 10대 김주형, 김민규에 20대 초반 김성현 등 한참 어린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30대 중반을 넘긴 그로써는 여러 가지 감정이 복잡할 만하다. “제가 그 나이 때 못하던 것들을 이 선수들이 잘하고 있습니다. 저도 그래서 틈날 때마다 어린 선수들에게도 물어봅니다. 배울 점이 많이 있더군요.” 30대 중반 베테랑 선수다운 여유로운 답변이다. 요즘 폭염이 심상찮은데 더위가 이번 대회의 핸디캡이 아닐까? “지난해 인도 시합에 나갔었는데 수은주가 38~39도까지 올라갔을 때도 있었는데요. 더위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는 10월까지 남아 있는 국내 대회를 다 마친 뒤에는 상황을 봐서 유러피언투어에 다시 나갈 생각이다. 투어 출전권은 내년까지 유예된 상황이라 마음이 편하다. 오랜 역사의 매경오픈에는 이태희의 2연패 도전 외에도 관심 가는 베테랑 선수들이 있다. 2016년과 2018년 챔피언 박상현(37)과 2007년과 2011년 챔피언 김경태(34)는 사상 첫 3회 우승에 도전한다.


sport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