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설 TF 출범…최소 30조 투입
메모리·비메모리 멀티팹 운영
이재용 “위기일수록 공격투자”
기술 주도권·시장 장악력 확대
하루 22만톤 공업용수도 확보
삼성전자가 평택 반도체 3공장(P3) 건설에 나선 것은 위기일수록 선제적인 투자로 기술 주도권과 시장 장악력을 동시에 확대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D램 가격 하락반전, 일본의 수출규제 2차 보복까지 우려되는 상황에서 초대형 시설투자를 서둘러 후발주자와 격차를 더 벌리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P3공장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비전 2030’을 달성할 전초기지가 될 전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작년 4월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메모리반도체 뿐만 아니라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최첨단 공정’ 평택 3공장…중장기 수요 대응 ‘속도전’=P3 공장은 평택 반도체 단지에 들어서는 3번째 공장이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단지는 총 면적이 289만㎡(87만평)로, 2012년 투자체결 당시 반도체 공장 6개가 들어갈 수 있도록 조성됐다. 1공장(P1)은 2017년 준공됐고, 2공장(P2)는 올 하반기 D램 라인 가동을 앞두고 있다.
P3공장은 P2공장이 본격 가동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착공돼 이재용 부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투자금액은 최소 30조원 이상으로, 이르면 2021년 말 가동될 전망이다.
P3공장 크기는 P2 라인 길이(400m)보다 1.5~2배 크게 구축될 예정이다. 라인 길이가 긴 만큼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등 최첨단 장비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인 양산제품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P3가 메모리와 비메모리 혼용팹으로 운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선우 메리츠 증권 반도체 연구원은 “고객사의 수주 사이클이 달라 이를 맞추는 타이밍이 중요해졌기 때문에 P3 역시 특정 제품을 정하지 않고 멀티팹으로 가동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루 22만t ‘공업용수’ 9월부터 확보=P3공장 건설은 지자체와 관련기관도 전방위로 지원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하루 22만톤(t) 공업용수 관로 시설공사를 9월 완료할 계획이다. 당초 완공시점은 올해 말이었으나 삼성전자의 요청으로 이달 말로 당겨졌다. 그러나 연일 계속되는 폭우로 공사가 지연되면서 늦어도 9월 중순까지는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관로 공사의 주요 지점은 돌발 사고 등에 대비해 단선이 아닌 복선화로 구축된다.
삼성전자가 팔당댐에서 공업용수를 공급받으면 ‘생활용수’보다 값싼 물을 대량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관련 정화시설은 삼성전자가 마련하고 그동안 P1·2공장에서 사용됐던 하루 10만톤 이상의 ‘생활용수’ 공급은 중단된다.
평택시는 ‘P3 증설지원 TF팀’도 가동시켰다. 한국전력·가스·수자원 공사가 포함됐으며 지난달 6일부터 현재까지 3차례 회의가 진행됐다. 규모는 과거 평택 반도체 단지 지원 TF팀보다 삼성 측 참가자 수가 배가량 커졌다. 정기모임 횟수도 일주일 단위로 이례적으로 빨라졌다. 기존에 분기나 월단위로 만난 것과 대조적이다. 이 회의에서는 P3뿐 아니라 향후 P4·5·6 공장 건설을 위한 추가 25만톤 용수공급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미래투자 멈춰선 안돼”…비전 2030 잰걸음=P3공장 투자는 위기일수록 공격투자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형적인 이재용식(式) ‘초격차’ 전략이라는 평가다.
이재용 부회장은 2017년 P1공장도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겨 가동시켰고, 2018년 P2 투자 결정 때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 종료 전망에도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앞서 지난 5월과 6월에는 P2공장에 10조원 규모 파운드리 라인과 9조원 규모의 낸드플래시 라인 신설 투자를 잇달아 발표했다. 당시 이 부회장은 “어려울 때일수록 미래를 위한 투자를 멈추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노근창 현대차투자증권 센터장은 “반도체 공장은 당장 수요가 있을 때 준비하면 늦고 중장기 선제적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삼성이 2017~18년 호황일 때도 위기일때 선제적으로 투자한 효과가 그때 나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언택트(비대면) 수요가 커지고 단순 서버,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모든 디바이스(전자기기)에서 반도체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 핵심 공정을 기반으로 향후 4~5년 보고 선제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천예선·정세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