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통신망 원활치 않은 데도 월 12만5000원~13만원 고가 요금제
전체 5G 가입자의 5%가량…‘돈 되는’ 가입자 적지 않아
프로모션 요금제로 고가 요금제 운용…정부 잣대 피하는 ‘꼼수’ 지적도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월 13만원 요금제 누가 쓰나요?”
5G(세대) 최고가 요금제에 가입한 고객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5G 통신망이 아직 원활치 않은 가운데도 10만원대 이상의 5G 가입자가 33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초고속 5G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과 단말기 할인을 이유로 초고가 요금제에 가입하는 고객들이 적지 않지만, 한편에서는 통화 품질에 대한 불만이 끊이지 않는다.
현재 통신사들의 최고가 5G 요금제 가격은 12만5000원~13만원이다. SK텔레콤은 ‘5GX플래티넘’(12만5000원), KT는 ‘슈퍼플랜 프리미엄 플러스’(13만원), LG유플러스는 ‘5G 시그니처’(13만원) 요금제를 운용 중이다.
▶‘돈 되는’ 10만원대 요금제 가입자, 5G 5%
월 10만원 이상의 최고가 요금제 가입자는 통신사별로 전체 5G 요금제 가입자의 5%가량으로 파악된다. SK텔레콤 약 15만명, KT 10만명, LG유플러스 8만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요금이 워낙 비싸다보니 이 또한 적지 않은 수치다.
무엇보다 현재 전국적으로 5G망 이용도 원활치 않은 상황이다. 5G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도 높다. 5월 말 기준 통신사별 5G 가입자 수는 SK텔레콤 311만명, KT 208만명, LG유플러스 168만명이다.
가입자 비중은 적지만 고가 요금제 가입자는 통신사 입장에서는 말 그대로 ‘돈이 되는’ 가입자다.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을 끌어올리는 일등공신이다. 올 1분기 기준 통신사별 ARPU는 SK텔레콤 3만777원, KT 3만1773원, LG유플러스 3만796원이다. 2016년까지만 해도 3만5000원을 웃돌았던 통신 3사의 ARPU는 3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져 있다. 고가 요금제 가입자 확보가 더욱 중요해진 것도 이 같은 이유다.
▶‘프로모션 요금제’로 최고가 요금 가입자 유치
5G 최고가 요금제를 유지하기 위한 이통사들의 ‘꼼수’가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프로모션 요금제’를 활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지난 3월 13만원대 요금제 ‘5G 시그니처’를 선보이면서 당시 5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판매하는 ‘프로모션’으로 선보였다. 이어 7월 31일로 판매 기한을 연장한 데 이어 최근 10월 31일로 또다시 판매 기한을 연장했다.
KT도 기존 슈퍼플랜 요금제에 ‘플러스’를 붙여 최대 월13만원의 요금제 3종을 선보였다. ‘베이직·스페셜·프리미엄’으로 구성됐다. 베이직과 스페셜이 기존보다 각각 1만원씩 비싸고, 프리미엄 요금제는 월 13만원으로 최고가다. 이 역시 당시 5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출시한다고 밝혔지만 7월 31일에 이어 8월 31일로 판매 기한을 잇달아 연장했다.
일각에선 정식 요금제보다 상대적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제약이 적은 ‘프로모션’ 요금제를 활용해 고가 요금제를 유지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KT와 LG유플러스는 요금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 적용을 받는다. 하지만 사실상 허가제에 준하는 정부를 잣대를 통과해야 하는 만큼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프로모션 요금제를 연장하는 방식으로 고가 요금제를 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