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의 정의는 무엇일까. 투자는 왜 할까. 주식시장은 왜 필요할까. 주가가 오르면 해당 기업은 어떤 영향을 받을까.’

주식 광풍의 시대다. 믿기 어려울 정도로, 모두가 주식을 한다. 심지어 대부분 ‘직접투자족’이다. 위 질문들의 답을 한번 생각해보자. 그리고 아래 질문의 답을 생각해보자.

‘최근 많이 급등한 종목은 무엇일까. 추천하는 업종은 무엇일까. 원자재 중에선 어떤 게 투자 유망할까. 장기투자하면 좋은 종목은 무엇일까.’

오히려 후자의 답이 훨씬 수월하다. 주식 열풍을 타고 투자 관련 책도 함께 인기다. 이 책 한 권만 보면 1000만원쯤 일단 번다고 유혹한다. 한 달만 공부하면 수억원의 투자 고수도 될 수 있다. HTS 설치법, 종목 고르는 법부터 상세하게 설명해준다. 돈 버는 법이다.

그런데, 정작 핵심은 이거다. 돈 버는 법은 책도, 유튜버도 앞다퉈 설파하는데, 돈을 왜 버는지는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다. 주식시장은 왜 필요하며, 주가 상승이 기업엔 어떤 영향을 주는지, 주식거래는 왜 경제에 필요하며, 주식을 보유한다는 건 어떤 의미인지. 종목을 추천해도 왜 추천하는지는 설명하지 않는다. 설명하더라도 이해되지 않는다. 이해되더라도 내 판단이 안 선다. 그러니 그냥 추천 종목을 산다. 이게 현 대한민국 개미 대부분의 현주소다.

한국 투자문화엔 개론·원론이 없다. 과장하자면, 사칙연산을 모른 채 미적분에 뛰어든 꼴이다. 그러니 해설풀이를 봐도 이해될 리 없다. 그냥 정답만 베낀다. 계산기부터 두드린다. 아니면, 연필을 굴린다.

분명한 건, 투자자 잘못만이 아니다. 제로금리 시대에서 본업을 영위하면서 한 푼이라도 재산을 늘려보려는 신규 개미는 이를 악물었다. 이제야 원론·개론을 배울 시간도 여유도 없다. 아무도 제대로 가르쳐 준 적 없으면서, 이젠 대통령조차 “투자의욕을 꺾지 말라”며 주식투자를 종용하고 있다.

우린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다.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그러면서 투자는 아니할 수 없는 환경이 됐다. 들리는 건, 대박 난 우리사주 덕분에 퇴사까지 고민하는 사례나, 유가 투자에 전 재산을 탕진한 사례나. 한국의 주식투자 컨센서스는 세 가지다. 대박, 쪽박, 취미생활. 그 어느 하나 올바른 투자철학에 기반을 둔 게 없다.

스웨덴은 출산을 앞둔 예비 부모에게 금융 교육 책자를 전달한다. 영국은 2014년부터 아이들에게 금융 교육을 의무화했고, 캐나다나 미국, 중국 등도 이미 정규 교과과목으로 어린 시절부터 금융 투자 교육을 시행 중이거나 계획 중이다.

한국은 작년 금융투자협회가 서울 여의도고에서 시범적으로 금융 정규교육 과정을 개설했다. 가까스로 포문은 연 셈이지만, 양과 질에서 턱없이 부족하다. ‘까막눈 투자자’를 더는 방치해선 안 된다. 투기를 막고 투자를 양성하는 건, 스킬이 아닌 철학의 문제다. 철학은 교육이 책임져야 할 몫이다.

금융투자 교육 정규 교과 편입은, 기존이라면 투자업계의 이익과 결부된 요구사항으로 치부됐지만, 이젠 오히려 투자자를 위해 필요한 요구가 됐다. 금융투자협회에서 정부에 요구할 것이 아니라, 이젠 국민이 정부에 요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