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결조건·셧다운 강요 여부 쟁점
제주, 이행보증금 반환 요구할 듯
이스타 “셧다운 지시 증거 많다”
체불임금과 미지급금 논란 끝에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M&A)을 포기함에 따라 계약 파기 책임에 대한 법정 공방이 불가피해졌다. 115억원의 이행보증금 반환과 1700억원 규모 미지급금 발생의 책임 소재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 M&A가 7개월만에 무산되면서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양사는 향후 법정 공방에 대비하기 위해 법무법인 등과 함께 법리 검토에 착수했다. 이번 계약과 관련해 제주항공은 법무법인 광장에, 이스타항공은 법무법인 태평양에 법적 자문을 맡겼다.
우선 제주항공은 지난해 말 인수합의 당시 이스타홀딩스 측에 건넨 이행보증금 115억원을 반환하라는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 측은 아직 반환소송을 제기할지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제주항공이 인수 합의 당시 이스타홀딩스의 운영자금 지원 명목으로 빌려준 100억원을 갚으라는 형식으로 소송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이스타홀딩스는 이 100억원을 이스타항공이 발행한 1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를 매입하는데 썼다. 제주항공은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가의 지분과 함께 이 CB에 대해서도 근질권을 설정한 상황이다.
반면, 이스타항공 측에서는 제주항공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한 만큼 이행보증금을 반환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한다. 제주항공이 계약 파기의 이유로 내건 1700억원 규모의 미지급금이 계약서 상 선결조건이 아닌 만큼 이를 이유로 계약을 파기할 수 없다는 게 이스타항공의 공식 입장이다. 타이이스타젯 지급보증 등 계약서에 명시된 선결조건은 모두 이행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스타항공 측에서는 체불임금 250억원과 계약 체결 이후 발생한 800억~1000억원 가량의 미지급금 역시 제주항공이 책임져야 한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제주항공이 전 노선 운항정지와 희망퇴직을 종용했고 그 결과 코로나19로 인한 손실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됐다는 게 이스타항공의 주장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이미 공개된 녹취록과 회의 자료 외에도 제주항공이 셧다운 등을 강요한 증거를 여러 개 확보한 상태”라며 소송전을 예고했다.
한편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에 대해 체불임금을 이유로 형사고발을 한 이스타항공 노동조합은 고발을 취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체불임금이 최종적으로 해결돼야 취하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최 대표이사 고발건은 현재 검찰 송치를 앞두고 있다. 원호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