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결합심사 마무리 불구 HDC선 의사표명 미뤄
금호산업 “HDC에 한달내 결단” 사실상 최후 통보
인수무산땐 아시아나항공 분리매각 나설듯
[헤럴드경제 = 이정환 기자] 코로나 19에 따른 직격탄으로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합병(M&A)이 무산된데 이어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협상도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인수 무산이 기정사실화 하면서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협상도 인수가격을 둘러싼 이견과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등으로 사실상 무산 수순을 밟고 있다.
이에 따라 HDC현산의 계약 해제와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이 분리매각을 추진하는 단계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업황이 최악의 상황인 점을 고려, 아시아나 직원들의 구조조정 등을 거친 후 아시아나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 등을 각각 매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 3월, 신청해 지원 받고 있으며 지급기한은 180일이 지난 올해 9월까지다. 지원금 지급이 이뤄지는 기간 동안 아시아나항공은 희망퇴직과 정리해고를 할 수 없다. 하지만 추가 지원이 없을 경우에는 1만여명의 아시아나항공 직원을 대상으로 구조조정도 나올 수있다. 여기에 분리매각에 나선다면 더 많은 인력이 거리에 나앉는 상황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HDC현산은 지난해 12월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이 각각 주식매매계약과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그 이후 협상은 '시계제로'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은 지난달 9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만나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다고 표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를 원점에서 재점검하자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에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인수거래 관련, 거래 종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HDC현대산업개발에 "한 달 내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HDC현산의 입장으로 볼때 코로나19로 아시아나항공의 불어난 부채가 발목을 잡았다고 보고 있다.
HDC현산이 채권단에 재협상을 요구한 것도 계약 체결 당시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중대한 부정적 영향(코로나19)으로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이 지난해 2분기 말 대비 1만6126% 급증, 인수 가치를 훼손했다는 이유였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아시아나 부채비율은 6278.7%, 자본잠식률은 81.2%에 달한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미뤄오다 계약을 파기한 것과 마찬가지로 HDC현산도 아시아나항공 인수 포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화물 수송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이 2분기 깜짝 흑자전환을 기록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도 있으나 흑자 행진이 지속되기는 어려워 인수 합병 성사에 큰 돌파구는 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전히 항공기 리스료(임대료)와 보험료 등 비용부담이 크게 늘고 있는 데다 국제선 여객 수요의 부진이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어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은 항공업계의 현 상황때문"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와 지원만이 인수 문제 해결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