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정보공개서 등록 취소 25건→82건

신규 등록도 소폭 줄어…창업부담 반영

백종원 브랜드도 포함…대형업체도 못피해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발생 6개월여가 지났지만 외식시장에 닥친 위기가 오히려 본격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감이 짙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빨랐던 3월께에 비해 외식시장 분위기는 나아졌지만, 누적된 비용 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폐업하거나 매장 수를 줄여가는 업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20일 공정위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5월 정보공개서 등록을 자진 취소한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82개로, 전년 동기 25곳에 비해 세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맹사업 접는 프랜차이즈 82개…작년보다 3배 많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외식업계가 큰 타격을 받았다. 사진은 한산한 명동거리. [연합]

정보공개서는 가맹사업을 희망하는 예비 창업자들에게 가맹본부에 대한 주요 정보를 알려주는 문서로, 가맹본부의 재무 상황이나 가맹점 수, 가맹점 평균 매출액과 개설비용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가맹사업을 시작하려면 정보공개서를 등록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를 자진 취소했다는 것은 가맹사업을 중단(직영점만 운영)하거나 아예 폐업 수순을 밟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국내 프랜차이즈의 70% 이상이 치킨전문점과 카페 등 외식업에 쏠려 있다. 실제로 5월 정보공개서 등록을 취소한 브랜드 82곳 중 14곳이 외식업에 속했다. 따라서 가맹사업을 철회한 프랜차이즈가 전년보다 세 배 이상 늘었다는 건 장기화된 불황과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외식시장 위기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같은 기간 가맹사업을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 정보공개서를 신규 등록한 건수는 82건으로, 전년 동기 94건에 비해 소폭 줄었다.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프랜차이즈 신규 창업과 가맹사업에 나서는 이들이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프랜차이즈 외식업체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발생 초기만 해도 ‘조금 버티면 괜찮아지겠지’라는 기대감도 있었고, 창업 준비를 마친 상태에서 가게 오픈을 미루거나 포기할 수도 없다 보니 프랜차이즈시장에 코로나 영향이 즉각 나타나진 않았을 것”이라며 “사태가 장기화되다 보니 운영 한계에 이르면서 가맹사업을 중단하거나 아예 문 닫는 곳들이 본격적으로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홍대 맛집·백종원 브랜드도 못 피한 코로나19 타격

최근 가맹사업을 중단한 프랜차이즈 브랜드 중엔 어느 정도 인지도를 갖춘 곳도 상당수였다. 홍대에서 맛집으로 꼽혔던 일식당을 운영하는 A사는 이를 포함해 총 3개 브랜드의 정보공개서를 사이트에서 내렸다. 4월 정보공개서 등록을 취소한 업체 중엔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두 개 이상 보유한 가맹본부가 20여곳에 달했다. 유명 외식사업가 백종원 씨가 대표로 있는 더본코리아의 ‘마카오반점0410’도 여기에 포함됐다.

김종백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대외협력팀장은 “각종 규제와 최저임금 인상 등 영향으로 재작년부터 프랜차이즈산업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다”며 “코로나19 영향이 이어지고 있고 내년도 최저임금도 소폭 오른다지만 요즘 같은 시기에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요인이다 보니 하반기에도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외식시장에서 홀로 창업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더 커지다 보니 비(非)프랜차이즈가 프랜차이즈로 편입되는 추세가 강화되면서, 장기적으로 프랜차이즈시장 상황은 나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