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모두 노조3법 개정안 반대
野 “경영권 방어보완법 필요” 주장
정부·與 9월내 처리목표 가시밭길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논의가 다시 국회로 넘어간 가운데 노동조합법 등 노조 3법 개정안을 놓고 야당은 물론 노사도 모두 반발하고 있어 국회에서 비준안 처리를 위해 헤쳐나가야할 길이 만만찮을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17일 고용노동부와 국회에 따르면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ILO 핵심협약과 관련한 비준안 3건을 지난 14일 국회에 제출하고 오는 9월 정기국회 내에 비준안과 관련 법안들을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야당이 벌써부터 강력하게 반발하는 등 논의 과정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정부는 단결권 및 단체교섭권 원칙의 적용에 관한 협약,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에 관한 협약, 강제 또는 의무 노동에 관한 협약 등 3건의 ILO 협약 비준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협약 비준과 관련한 공무원노조법·교원노조법·노동조합법·병역법 개정안은 지난달 말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제출돼 논의를 앞두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연내 ILO 협약 비준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는 것은 유럽연합(EU)이 한국이 ILO 협약 비준을 미루는 것이 자유무역협정(FTA) 위반에 해당한다며 한·EU FTA 분쟁 해결 절차에 들어간 만큼 이를 이른 시일 안에 해소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ILO 협약 비준 문제는 단순히 한·EU FTA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한·미 FTA, 한·캐나다 FTA 등 다른 국제통상협약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어서 비준안 처리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야당인 미래통합당은 EU와의 FTA 협정서는 협약 비준을 위해 ‘노력한다’는 조항으로 돼 있는 만큼, 시간을 가지고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신중히 수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경영계에 또 다른 부담을 얹어주는 것인 만큼, 경영계 요구를 반영해 ‘경영권 방어 수단’ 마련을 위한 보완 입법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의당도 지난달 ILO 협약 관련 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되자 논평을 통해 “정부안에서 특수고용노동자의 노조 설립 권리가 통째로 빠졌고 협약과 상관없는 단체협약 유효기간 연장, 사업장 내 쟁의행위 금지 등이 들어갔다”고 즉각 비판에 나서 법 개정안에 반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노조3법 개정안은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장시간 논의에도 노사간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나온 공익위원안을 토대로 만든 것으로, 경영계는 물론 노동계도 반대하는 조항이 상당 수 있어 노사 모두로부터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경영계에서는 노조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대체근로 허용, 부당노동행위 시 사용자 처벌규정 삭제, 노조 측 부당노동행위 신설, 파업시 사업장 점거 금지 명문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동계에서도 정부안이 마땅찮다. 단체협약 유효기간 연장, 대의원·임원 출마자격을 단위 사업장 조합원으로 제한, 해고자의 사업장 출입 제한 같은 ILO 기본협약과 무관한 내용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승길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ILO 핵심협약 비준안 국회 처리는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며 “먼저 국민경제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 상생의 노사관계 질서로 재편한 토대 위에서 여야가 국민적 합의 절차를 거쳐 신중하게 입법 결단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대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