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결정하면 지원” 정부 입장과 '차이'
-이스타 8월까지 운휴 연장..정부, 이스타항공 단독 지원은 '거부'
-사실상 인수 무산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을 인수할 수 있는 전제조건으로 정부의 자금지원보다 이스타 항공이 미지급금을 먼저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는 제주항공이 먼저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면 추가로 (자금을) 지원해주겠다는 정부의 입장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이스타항공 인수는 무산으로 치닫는 형국이다.
17일 제주항공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제주항공은 미지급금 해소라는 선결조건이 해소되지 않았는데 이스타항공을 인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수 결정 이후 정부의 추가지원 가능성에 대해서는 "국토교통부에 지원을 요청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전날 인수와 관련해 최종 결정을 보류한 것에 대해서는 "현재 양측의 입장 차이를 국토부 등에 설명하고 있는 상황인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이 시한인 15일 보낸 공문을 검토한 결과 인수 계약 종료를 위한 선결조건이 충족되지 않아 계약을 파기할 권리가 생겼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도 정부 중재가 있는 점을 감안해 최종 결정과 통보 시점은 일단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계약 당사자 한쪽이 계약조건을 이행하지 않았는데 정부가 당근을 제공한다고 덜컥 인수를 하면 (법적)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정부에 대해 "그런 일이 발생하면 이스타항공에 대한 특혜 시비에 휘말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입장은 제주항공이 인수를 결정하고 구체적으로 필요한 금액을 제시하면 추가 지원을 검토할 수 있다는 국토교통부 입장과는 대치되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인수가 결정되지도 않은 상황이고 제주항공 쪽에서 구체적으로 필요한 금액을 제시하지 않는데 먼저 지원을 결정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이스타항공이 인수 계약 후 발생한 800억~1000억원 규모의 미지급금을 자력으로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에 대한 직접 지원은 불가능하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이스타항공이 비행기도 띄우지 않는 상황에서 지원은 불가능하다"고 언급한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발언도 이런 맥락이다.
이런 가운데 이스타항공은 현재 운휴 중인 전 노선을 8월말까지 한달 더 운휴할 예정이어서 정부의 지원 가능성은 어 희박해지는 상황이다.
한편 이스타항공 노동조합은 17일 입장문을 내고 "제주항공은 시간을 끌면서 자연스레 인력을 감축하고 결국 인수를 하지 않더라도 이스타항공을 파산시켜 저비용항공(LCC)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강화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