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전셋값 누적 1.54% 올라
강남3구 상승률은 일제히 2% 넘어
정부 규제 나올 때마다 불안 더해져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6·17 부동산대책에 이어 7·10 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더 가팔라졌다. 전세 수요는 그대로인데 매물이 부족해 전셋값이 더 불안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1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3% 올라 55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올해 누적 상승률은 1.54%로, 지난해 같은 기간 2.15% 하락했던 것과 다른 양상이다.
특히 6·17 대책과 7·10 대책으로 세금 부담이 늘거나, 강화된 규제를 적용받게 된 지역의 전셋값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전세가격은 6·17 대책 이후인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13일까지 각각 0.53%, 0.56%, 0.58% 올랐다. 올 들어 누적 상승률은 일제히 2%를 넘어섰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84㎡(이하 전용면적)는 두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9억원대에 전세계약이 가능했다. 현재 같은 크기 전세 물건 호가는 10억~12억5000만원선이다. 잠실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이제 이 일대에서 84㎡는 전세로 10억원 이상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세가 10억원’이 강남3구만의 얘기는 아니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에서는 이달 10일 이후 10억원 호가 매물이 나왔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5억~6억원대에 전세 계약됐던 주택형이다. 강동구는 이번 주 아파트 전셋값이 0.30% 올라, 서울에서 상승률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조사됐다.
성동·마포·양천구 등 비강남지역에서도 84㎡의 전셋값이 10억원에 육박한 단지들이 하나둘 나오고 있다. 성동구 옥수동 ‘래미안옥수리버젠’, 양천구 신정동 ‘목동힐스테이트’에서는 84㎡의 호가가 각각 9억3000만원, 9억8000만원까지 상승했다.
전세가격은 올 들어 청약대기, 재건축 이주, 학군 수요 등이 맞물리면서 오름세를 보였다. 양도소득세 비과세 요건을 채우려고 실거주하는 집주인이 늘어나고, 재건축 아파트 2년 실거주 의무화 등에 따라 전세 매물이 더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다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을 늘린 7·10 대책 이후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로 돌리는 사례도 많아졌다. 여기에 임대차 3법(전월세신고제·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이 시행되기 전 미리 보증금을 올리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는 게 주요 지역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임대차3법 도입을 앞두고 집주인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전세시장도 요동치고 있다”며 “임대차3법의 목적이 전셋값을 안정시키는 것이라고 하지만, 지금 당장은 그 때문에 세입자가 괴로운 상황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