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훈 의원 공직자윤리법 개정안 발의
다주택 공직자·의원에 대한 여론 무마용
실거주외 주택 90일내 처분…처벌도 강화
더불어민주당에서 ‘부동산 백지신탁제’를 도입하는 입법이 추진된다. 고위공직자나 국회의원들의 다주택 보유를 법적으로 아예 제한하자는 것이다.
17일 민주당에 따르면 신정훈(사진) 의원은 이날 오전 고위 공직자에 대한 부동산 백지신탁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이 담긴 ‘공직자윤리법 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앞서 정치권에서 부동산 백지신탁제 도입이 주장된 바 있으나 집권여당 의원이 이를 법안으로 발의한 것은 처음이다.
개정안의 핵심은 현행 공직자윤리법 제1조에 나와있는 ‘주식 백지신탁제’를 ‘주식·부동산의 매각 또는 백지신탁제’로 확대하는 것이다. 재산 공개 대상자인 고위 공직자가 업무와 관련된 주식을 3000만원 이상 보유할 수 없듯이 이 사람들이 실거주 외에 집을 소유하지 못하게 하자는 것이다. 현행 공직자윤리법 상재산등록 의무자 중 제10조제1항에 따른 공개대상자 및 국토교통부 소속 공무원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람이 부동산 백지신탁제 적용 대상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고위 공직자의 부동산 처분시한 연장을 90일 이내로 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고위 공직자라면 ‘부동산을 무조건 팔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은 것이다.
이는 고위 공직자의 ‘은퇴 후 재산 회수’라는 꼼수를 차단하는 방안이다. 현행 주식 백지신탁제에는 주식수탁기관이 60일 이내에 주식을 처분하게 되어 있으나 공직자 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30일씩 반복적으로 주식처분시한을 연장, 실제로 처분을 회피하기도 했다. 신설된 부동산 백지신탁제가 도입된다면 고위 공직자는 이 방법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처벌 수위도 기존 주식 백지신탁보다 높였다. 주식 백지신탁을 거부하면 1년 이하의 징역,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는 반면 부동산 백지신탁을 거부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했다. 또 고위공직자의 ‘부동산 실소유 여부’를 심사·결정하기 위해 현행 주식 백지신탁 관리위원회와 유사한 형태의 부동산 백지신탁 관리위원회를 도입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신 의원은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근본적으로 투기꾼뿐만 아니라 사회지도층과 부동산 간의 보이지 않는 관계가 부동산정책을 무력화하는 요인”이라며 “고위공직자 부동산 소유 문제에 법적인 제한을 둬 부동산 정책의 신뢰도를 높이자는 것”이라고 법안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파트가 돈벌이 수단으로 사용되어오다 보니 공무원들이 죄책감 없이 부동산 거래에 참여해 왔다”라며 “최소한 사회 지도층만이라도 부동산 보유에 제한을 만들어 두면 부동산과 관련한 인식·문화·관행이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안에는 고위공직자의 부동산 매각을 강조해온 대권 잠룡 김두관 의원을 비롯해 중진 안민석·김민석 의원, 초선 김남국·김원이 의원 등이 참여했다.
앞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고위 공직자가 여러 채의 집을 갖고 있으면 어떤 정책을 내놔도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며 사실상의 집 매매를 지시한 바 있다. 민주당은 21대 국회의원 총선 후보자 공천 당시 ‘실거주 1주택 서약’을 받기도 했다.
김용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