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 명목 대검에 8개 위원회 신설

수사심의위 소집 전 수사팀 신병처리 결정 혼선 유발

법무부 검개위, 제도개선 무관한 ‘장관 편들기’로 빈축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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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검찰에 대한 통제를 강화한다는 명목으로 법무부와 검찰에 각종 외부 위원회가 난립하고 있다. 구체적인 활동 내역이 알려지지 않는 데다, 비슷한 성격의 기구도 병존하면서 오히려 혼선을 야기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첫 검찰총장인 문무일 전 총장 취임 후 현재까지 외부 시민이 참여하는 위원회는 총 8개가 신설됐다. 문 전 총장 재임 시절 검찰개혁위원회와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양성평등심의위원회, 검찰미래위원회, 노동수사전문자문단 등 5개가 설치됐고, 이 가운데 검찰개혁위원회는 검찰미래위원회로 명칭이 변경되면서 역할을 마무리하고 지난해 2월 활동이 종료됐다. 지난해 7월 윤석열 총장 취임 후에는 형사사건공개심의위원회, 검찰인권위원회, 검찰 양성평등정책위원회 등 3개가 설치됐다. 이들 위원회는 현 정부 국정과제 중 하나인 검찰개혁 기조에 따라 자체 개혁 차원에서 하나둘씩 출범했다.

문제는 현재 존속 중인 위원회 대부분이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잘 운영되고 있는지 점검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 합병 의혹 수사를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측 신청으로 검찰수사심의위 존재 정도가 최근 부각됐을 뿐이다.

수사심의위의 경우 미국의 기소대배심 등을 참고해 검찰의 기소독점을 시민들이 견제하기 위한 차원에서 만들어졌지만 전문수사자문단과 중복 소집되거나 기소 또는 신병처리 방침이 먼저 정해진 경우 혼선 가능성이 노출됐다. 설치 및 운영 근거가 대검 예규로 정해졌을 뿐이고, 기소와 구속영장 청구 여부 및 수사 적정성 등을 심의하도록 하고 있지만 권고적 효력으로만 그치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의 경우에도 외부 시민들의 판단을 받고자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아랑곳하지 않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 역시 수사심의위가 24일로 이미 예정됐지만 검찰은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이모 전 채널A 기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아울러 수사심의위 심의를 위한 시간 등 물리적 한계와 위원 자격 논란도 불거진 상태다.

법무부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검찰개혁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지난해 9월 제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를 출범하는 등 외부 위원이 참여하는 다수의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2기 법무검찰개혁위의 경우 최근 검찰총장을 향해 검언유착 의혹 사건 관련 장관 수사지휘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긴급권고를 발표했다. 제도 개선과 무관한 특정 사건 입장을 밝히면서 법무부장관을 거들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각종 위원회가 법무·검찰의 시민적 통제 차원에서 출범한 만큼 순기능을 살릴 수 있는 제도 보완과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대검 검찰개혁위원회 위원을 지낸 김종민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기본적으로 국민의 사법참여라는 측면과 시민의 건강한 상식이 검찰 업무에 반영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위원회의 순기능이 있다”면서도 “지금처럼 중구난방으로 법적인 근거 없이 하는 것은 실효성 면에서 적절하지 않고, 난립으로 인해 결국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위원회 별로 성격을 고려해, 의결에 권한을 부여할 필요성이 있는 수사심의위 같은 기구는 형사소송법에 근거를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