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약속 아직 ‘미완성’

대법관 지명권 ‘특수신분’이 脫관행 차단

“대법원장이라는 이유로 소수의견에 가담하지 못한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2017년 10월,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대법관을 거치지 않은 제가 대법원장이 된 것은 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달라는 뜻”이라며 “전원합의체에서 개인 의견을 말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법원장도 전원합의체에서는 13분에 1에 불과하다”며 “재판에 있어서 특별히 제가 더 비중 있게 얘기할 것도 아니고, 그런 태도를 취하지도 않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하지만 13일 대법원에 따르면 3년 가까이 임기 절반에 이르는 기간 동안 김 대법원장이 전원합의체에서 소수의견을 낸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대법원장이 소수의견을 내지 않는 것은 오랜 관행으로 굳어져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심리를 마친 뒤에는 임명일자 역순으로 대법관들이 의견을 말하고, 대법원장은 맨 마지막에 입장을 밝힌다. 이 때 대법원장은 항상 다수 의견에 서는 게 관행이다.

헌법재판소장이 자주 소수의견을 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헌재는 소장도 대법원장처럼 재판장으로서 재판을 주재하지만, 재판관 9명 중 한 명의 지위를 가질 뿐이어서 소수의견을 내는 경우가 자주 있다. 결정문에도 ‘헌재소장’이 아닌 재판관으로 기재된다.

이같은 차이는 대법원장의 법적 지위에서 기인한다. 대법원장은 대법관 지명권을 갖는다. 법원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이지만, 전원합의체에서 다른 대법관들보다 우월한 지위에 선다. 대법관 다수가 대법원장의 선택을 받은 인사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헌재소장은 재판관 지명권이 없다.

대법원장이 소수의견을 낸다는 것은 전원합의체 구성원 중 한 명으로 돌아간다는 것으로, 탈 권위를 상징한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다수의견과 결론은 같고 이유가 다른 별개의견을 1건 낸 적이 있지만, 그마저도 항소심에 관여한 결론을 유지해야 하는 특수한 상황이 있었다. 사실상 소수의견을 낸 적이 없는 셈이다. 이용훈 전 대법원장도 마찬가지로 재임 기간 동안 소수의견을 내지 않았다. 안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