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방식의 비즈니스 미팅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연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 속에 국제 전시회, 상담회, 세미나 등이 줄줄이 취소되고 해외출장길마저 막히자 온라인 전시회, 화상 상담회, 웨비나(Webinar) 등 새로운 형태의 마케팅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임시방편 정도로 여겨졌던 온라인 비대면 마케팅은 이제 엄연한 하나의 교역 수단이 되고 있다.
무역업계에서 기업들이 가장 선호하는 것은 단연 화상 수출상담회다. 오프라인 상담회와 달리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고 비용도 거의 들지 않는다.
무역협회가 주최하는 수출상담회의 경우 코엑스 화상 상담장, 자사 사무실, 자택, 무역협회 국내 지역본부 또는 지자체 회의실 등에서 온라인으로 바이어와 만날 수 있다.
협회는 지난 3월부터 매주 화상 상담회를 개최하고 있는데 상반기 중 참가한 수출기업은 589개, 바이어 339개, 상담 건수는 863건에 이른다.
물론 화상 상담회도 단점은 있다.
팔고자 하는 제품을 바이어가 직접 만지거나 사용해볼 수 없으니 특히 미각, 후각, 촉각 경험이 중요한 식품류나 뷰티 제품은 화면과 자료에만 의지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눈과 귀를 온통 곤두세운 채 화면 속 상대방과 협상을 하다 보면 양측 모두 쉽게 피로감을 느껴 2~3회 이상 연달아 상담하기 힘들다. 상호 간의 인터넷 환경을 수시로 체크하고 카메라, 마이크 등 전용 장비를 갖춰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래서 기업들에 더욱 치밀한 사전 준비가 요구된다.
기업소개 자료, 제품 홍보영상, 홈페이지 등을 화면에 띄워 보여주거나 해외 인증 및 특허 등을 제시하면 상담이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신뢰도도 높일 수 있다. 바이어의 소싱 희망 품목과 현지 시장 특성을 사전에 연구해 오고 약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 통역 담당자에게 제품 특징을 미리 숙지시켜 두는 것이 좋다.
상담시간이 긴 것이 능사는 아니므로 짧고 강렬한 인상을 줘야 하며 대화가 헛도는 느낌이라면 과감히 다음 바이어를 기약하는 것도 방법이다.
실제 국내 수출기업 A사는 콜롬비아 유력 바이어와 상담을 시작한 지 15분 만에 종료해 필자를 비롯한 행사 관계자들을 당황하게 한 적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사전에 공유한 정보를 통해 서로의 니즈를 숙지한 상태라 상담장에서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후 A사는 추가 협의 끝에 현재 수출을 준비 중이다.
화상 상담회에 대한 간절함은 비단 우리 기업들뿐만 바이어들에도 있다.
무역협회 기업 간(B2B) 수출플랫폼인 트레이드코리아에 등록된 해외 바이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화상 상담 기회를 더욱 늘려 달라는 요청이 대다수로 나타났다. 적지 않은 바이어들이 수출기업보다 더 적극적으로 상담에 임하기도 한다.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고자 도입했던 재택근무가 하나의 근무형태로 자리 잡았듯이, 비대면 온라인 수출상담회도 팬데믹 속 기존 마케팅 수단의 대체재 또는 보완재로 출발했지만 이제는 새로운 비즈니스 방식이 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수출기업들은 다시 과거 방식으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선택지로서 화상 상담회를 이용할 것으로 전망한다.
앞으로 IT 기술의 발전과 함께 화상 상담회도 점차 단점을 보완하는 과정을 거듭할 것이다. 어쩌면 머지않아 과거의 방식을 상당 부분 대체할지도 모른다. 변화와 혁신의 시대에 미리 준비해야 한다.
신선영 한국무역협회 해외마케팅실장(경영학 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