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해고 판단 원심 파기…“후배, 정신적 고통에 사직”

1심 집단 괴롭힘 인정했지만 2심 “징계 사유 단정 어려워”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전경.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전경.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후배 직원에 대해 지속적으로 공개 질책하거나 확인되지 않은 사생활을 유포해 비방한 직원들을 회사가 해임한 것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군인공제회가 중앙노동위원회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8일 밝혔다.

재판부는 “해임된 직원 A씨와 B씨는 신규 전입한 C씨를 1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공개질책하고 무시하는 언동을 하거나, 사생활에 관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유포해 비방했다”며 “A씨 등의 행위는 직원 간 상호 존중 가치에 반하고, 일상적인 지도 또는 조언 및 충고의 수준을 넘어섰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C씨는 하급자로서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고 근무환경의 악화로 사직까지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군인공제회 인사위원회는 2013년 직원 A씨와 B씨가 후배인 C씨를 집단적으로 괴롭히고 ‘다른 직원과 불륜관계인 것 같다’는 등 사생활을 유포했으며, C씨의 개인 비밀이 담긴 USB를 불법으로 취득해 유출했다는 이유 등을 들어 해임 처분했다.

A씨와 B씨는 해임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고, 노동위는 USB 취득 및 전산규정 위반 징계사유만 인정된다며 해임처분이 과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불복한 군인공제회는 중앙노동위에 이 사건 재심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소송을 냈다.

1심은 A씨와 B씨가 C씨를 집단적으로 괴롭힌 사실 등이 인정된다며 군인공제회의 해임 처분이 지나치지 않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와 B씨는 팀으로 전입해온 C씨를 특별한 이유없이 괴롭히며 업무에 간섭하고, 사생활이 담긴 USB를 불법하게 열람·복사·유출해 해고를 유도하려는 투서에 이용했다”며 “비위행위 내용과 정도를 가볍게 볼 수 없고, 회사는 A씨 등과 사회통념상 더 이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고 봐야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C씨가 집단 괴롭힘이나 따돌림을 당한다고 호소한 적이 없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또 A씨와 B씨가 직원들에게 C씨와 관련해 불륜을 의심하면서 확인되지 않은 말을 주변에 한 것은 맞지만 ‘사귄다는 소문이 도니 조심하라’는 충고일 수 있을 뿐 징계 사유에 해당하는 사생활 유포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