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더 뉴 싼타페
현대자동차가 2년만에 내놓은 ‘더 뉴 싼타페’는 4세대 싼타페의 부분변경 모델로, 신차급 변화를 통해 상품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특히 개선된 고속 안정성과 효과적으로 억제된 소음·진동은 패밀리카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장점으로 느껴졌다.
가장 큰 변화는 역시 외관이다. 현대차의 디자인 정체성인 ‘센슈어스 스포티니스’가 대거 적용됐다.
먼저 눈에 띄는 건 헤드램프다. 독창성에선 높은 점수를 줄 수 없더라도, 실제 마주한 디자인은 완벽한 마침표에 가까웠다. ‘독수리의 눈’을 콘셉트로 한 외형답게 LED는 위·아래 공간을 가로지르며, 전방 시인성을 높이기 위한 최적의 각도로 설계됐다.
사이드 캐릭터 라인에서 이어지는 후면부는 얇은 LED 후미등이 볼륨감을 키우는 효과를 냈다. 하단 반사판과 스키드 플레이트의 가로줄은 안정감을 높이는 요소였다.
내부는 첨단 기술을 덧씌운 직관성 위주로 구성됐다. 특히 빠른 반응과 높은 시인성의 12.3인치 풀 LCD 클러스터(계기판)가 마음에 들었다. 다만 10.25인치 내비게이션 하단에 자리한 중앙 조적부는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것으로 보였다. 기어 조작부터 공조, 미디어, 통풍·열선시트까지 한 곳에 모두 몰아넣었다.
오른손을 뻗으면 닿을 위치에 있지만, 버튼의 기능을 숙지하지 않은 운전자라면 주행 중에도 시선을 아래로 내려야 한다. 솟아오른 버튼 조작부 탓에 수납공간은 손이 닿지 않는 아래로 밀려났다. 높이가 다른 두 개의 컵홀더와 무선충전 작동 LED가 별도의 커버를 열어야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아쉬웠다.
실내 거주성엔 불만이 없었다. 차체 길이가 15mm 늘면서 2열 레그룸(다리 공간)이 34mm 늘었다. 외부에서 보는 시각적 크기는 작지만, 2·3열을 접으면 차박(車泊)이 가능한 공간이 나온다.
공회전 소음은 4기통 디젤 엔진치고 조용한 편이다. 진동도 기존 모델보다 확실히 개선됐다.
주행 중 방음도 뛰어났다. 하부 소음이 억제돼 시속 100㎞ 이상에선 되레 풍절음이 두드러졌다. 하지만 풍절음도 캘리그래피에 적용된 이중 접합 유리 덕에 생각보다 적었다.
승차감은 쏘렌토의 스포츠성과 달리 편안함에 초점이 맞춰졌다. 다만 급격한 코너링에서 쏠림은 이전 모델과 다를 바 없었다. 전자장비의 개입은 빨랐지만, 운전선 앞쪽으로 일종의 소음이 유발된다는 점이 신경쓰였다. 브레이크의 밀림 현상도 미약하게나마 남아 있었다.
속도계 바늘은 천천히 오르는 편이다. ‘스포츠 모드’로 설정하더라도 RPM만 올라갈 뿐 폭발력은 없다. 패밀리카를 지향하는 여유로운 운전 스타일이 적합해 보였다. 기존 모델에서 새로 추가된 ‘험로 주행 모드’가 위안이다.
안정적인 성향은 고속도로에서 180도 다르게 느껴졌다. 특히 고속 안정성이 기대 이상이었다. 불안할 것으로 예상했던 하체는 의외로 단단하게 조율됐다. 운전대의 중앙부가 헐겁다는 느낌도 없었다. 승감감 역시 무르지도 단단하지도 않은 적정 영역을 찾은 느낌이었다.
차로 유지 보조(LFA)와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 등 첨단 사양도 만족스럽다. 디젤임에도 재시동 순간에 떨림이 적어 오토스탑기능(ISG)의 이질감도 적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깜찍한 헤드업디스플레이(HUD)와 함께 기술적 완성도를 높였다.
연비도 훌륭했다. 고양모터스튜디오 현대에서 서울 은평구 관세비스타로 이어지는 편도 35.2㎞ 구간에서 계기판에 측정된 연비는 16.2㎞/ℓ였다. 기존 모델보다 4.4% 개선된 14.2㎞/ℓ의 제원상 연비를 뛰어넘은 결과라 더 만족스러웠다.
트림은 총 3개다. 기본 트림인 ‘프리미엄’을 택하더라도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차로 유지 보조(LFA), 전자식 변속 버튼(SBW), 1열 통풍시트 등이 제공된다. 최상위 트림 ‘캘리그래피’에는 전용 라디에이터 그릴과 20인치 알로이 휠, 퀼팅 나파가죽 등 차별화된 디자인 요소가 적용된다. 가격은 프리미엄이 3122만원부터, 프리스티지와 캘리그래피가 각각 3514만원, 3986만원이다.
한편 현대차는 올 하반기 ‘스마트스트림 G2.5T’ 엔진을 탑재한 가솔린 터보 모델을 추가할 계획이다.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도 예정돼 있다. 넓어진 선택의 폭을 누리려면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