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협상 교착·남북관계 악화

靑 “과거 회귀 안돼” 반전 모색

가능성 회의적·성과 기대도 낮아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 전 3차 북미정상회담 성사 의지를 밝힌 것은 북미협상 교착국면이 장기화되고 남북관계마저 악화된 상황에서 반전을 모색하려는 승부수라 할 수 있다. 다만 미국 국내사정이 녹록치 않은데다 북한도 일단 미 대선결과를 지켜보고 움직일 것으로 보여 성사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문제다.

청와대도 이 같은 상황을 잘 알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2일 “북미정상회담 성사 가능성보다는 문대통령의 ‘남북·북미관계가 과거로 돌아가선 안된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며 “일단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북미정상회담이 한반도 비핵화와 대북제재 해제 등 매듭을 풀기 위한 첫발이자 디딤돌이라며 한반도정세를 풀기 위해서는 북미대화 진전이 이뤄져야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의 3차 북미정상회담 의지 표명이 남북미 정상의 6·30 판문점회동 1주년에 나왔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결국 문 대통령의 언급에는 작년 2월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미협상이 사실상 중단된데다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 남북관계를 극단으로 몬 상황에서 한반도평화프로세스 동력을 되살리기 위한 절박감이 묻어있다고 할 수 있다. 최근 한국 외교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감추지 않은 존 볼턴 전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에서도 역설적으로 문 대통령의 한반도평화프로세스를 향한 의지가 재확인된 바 있다. 회고록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하노이 노딜’ 뒤 작년 6월12일에서 7월27일 사이에 3차 북미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이성우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문 대통령이 한반도정세 시계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미 대선 이후까지 손 놓고 있기보다 트럼프 미 대통령 임기 중 교착상태를 풀어보겠다고 나섰다는 자체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전략이나 미 정치상황을 고려할 때 시도해볼만한 가치는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에도 어느 정도 시그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로선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은 높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인종차별 항의 시위 등으로 재선가도에 빨간불이 들어온 만큼 밖으로 시선을 돌릴 여력이 없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하노이 노딜 이후 리더십에 적잖은 상처를 입은 마당에 재임여부가 불확실한 트럼프 대통령과 성과도 불투명한 정상회담은 위험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조만간 한국을 방문할 예정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은 최근 북미대화의 문은 계속 열려있다면서도 미 대선 이전 북미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마도 그럴 것 같지 않다”며 거리를 뒀다.

리처드 존슨 핵위협방지구상(NTI)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국에서 일반적으로 대선을 4개월 앞둔 시점은 많은 외교사안들이 추진되는 시기는 아니다”면서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에는 다소 회의적이며 만약 회담이 열린다해도 큰 성과가 나올 가능성 역시 낮다”고 전망했다. 이어 “북한은 올해 11월 미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는지 지켜보면서 기다릴 것”이라며 “누가 대통령이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현 정부와 합의하는 데 우려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문규·신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