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환자에 렘데시비르 5일 투여 권고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은 효과 없다고 판단
“경증 환자는 입원·퇴원 기준 완화해야”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국립중앙의료원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이하 중앙임상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증 환자 치료에 에볼라치료제인 ‘렘데시비르’를 정식 권고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가능성을 제시했던 말라리아치료제 ‘클로로퀸’은 더 이상 권고하지 않기로 했다.
중앙임상위는 그동안 축적한 임상연구 자료를 토대로 지난 2월 발표한 코로나19 치료 원칙 합의안을 변경한다고 21일 밝혔다.
변경안에 따라 우선 산소 치료가 필요한 중증 환자에게는 렘데시비르를 권고하기로 했다. 5일 투여가 원칙이며 필요에 따라 10일까지 투여할 수 있다.
렘데시비르는 길리어드가 에볼라치료제로 개발하던 항바이러스제로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 치료에 사용하기로 결정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특례수입을 진행 중이다.
HIV 치료제인 칼레트라는 효과가 없거나 미약할 것으로 추정돼 다른 약물의 사용이 제한된 상황에서만 투여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하기로 했다.
말라리아치료제인 클로로퀸(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더 이상 권고하지 않기로 했다. 미 FDA는 지난 15일 코로나19 환자들에게 클로로퀸이 잠재적인 혜택보다 더 큰 위험을 줄 수 있다며 긴급사용을 취소한 바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최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대한 임상시험을 중단했고 국내에서도 관련 임상시험이 중단됐다.
중앙임상위는 최근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스테로이드 제제 ‘덱사메타손’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의 주도로 실시된 대규모 임상 시험에서 염증 치료 등에 사용돼 온 덱사메타손은 코로나19 중증환자의 사망률을 크게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명돈 중앙임상위원장은 “최근 덱사메타손이 효과적이라는 보도가 있었지만 연구 결과가 논문으로 출간되어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기 전까지 덱사메타손 투여 여부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앙임상위는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규 확진자 수가 증가세를 보이자 병상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입원 및 퇴원기준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중앙임상위가 3060명 환자의 임상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증상 발생 후 7일 이내의 50세 미만 성인으로 확진 당시 호흡곤란이 없고 고혈압, 당뇨, 만성폐질환, 만성 신질환, 치매 등 기저질환이 없는 환자는 산소치료가 필요할 정도의 중등증 또는 중증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1.8%에 불과했다. 이처럼 중증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낮은 환자는 재택 또는 생활치료시설에서 치료를 받아도 된다는 것이다.
퇴원 기준 완화도 제시했다. 50세 미만 성인 입원 환자가 증상 발생 후 10일까지 산소치료가 필요 없는 정도의 경증으로 유지되었다면, 그 이후 산소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악화된 경우는 0.2%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중앙임상위는 “코로나19는 발병 초기 수일이 지나면 전염력이 없거나 매우 낮아지므로 메르스(MERS)처럼 장기간 격리를 할 필요가 없다”며 “저위험도 환자의 경우 입원, 퇴원 기준의 변화만으로 입원 일수를 50% 이상 줄일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