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보다 심각한 취업난

공공부문 채용일정 지연에

기업들은 채용축소·중단도

고용률 하락폭 20대가 최다

사회 초년생인 20대 청년층이 ‘코로나19’ 사태로 금융위기는 물론 외환위기 때보다 심한 취업난을 겪는 등 전 연령층 가운데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경기침체로 가뜩이나 고용사정이 얼어붙은 상태에서 공공부문의 채용 일정이 늦어지고 기업들이 채용 규모를 대폭 축소하거나 채용을 아예 중단하면서 취업에 나설 기회조차 갖지 못한 청년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성세대는 실직 위기에 놓이거나 실직할 경우 고용유지지원금이나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지만, 청년층은 이런 혜택도 받을 수 없는 등 고용·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특히 취업이 지연되거나 근로조건이 나쁜 일자리로 사회생활을 시작할 경우 급여 등의 부정적 영향이 10년 이상 지속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때문에 ‘코로나 세대’의 현실화를 방지할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관련기사 6면

22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달 20대 청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은 62.1% 및 55.7%로 1년 전보다 2.5%포인트 및 2.4%포인트 급락해 전연령층 가운데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다른 연령층의 하락폭보다 최대 3배 이상 하락했다. 이들 모두 현행 기준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9년 이후 5월 기준 역대 최저치로, 금융위기 때보다도 낮은 것이다.

20대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은 고용대란 속에 구직 활동을 포기한 청년층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20대 실업률은 10.3%로, 5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8년(10.6%)에 이어 2위였다. 전체 실업률(4.5%)보다 2배 이상 높았다. 하지만 체감도를 보여주는 15~29세 청년층 확장실업률(고용보조지표3)은 26.3%로, 2018년 수준을 넘어 2015년 통계작성 이후 역대 최고였다.

15~29세 청년층 기준 지난달 실업자는 42만6000명이었지만, 아르바이트 등을 하면서 안정된 일자리를 찾는 시간관련 추가취업 가능자가 16만8000명, 취업을 희망하지만 구직 활동을 하지 않아 실업자에 포함되지 않은 잠재경제활동인구가 69만3000명에 달했다. 모두 128만7000명의 청년이 원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고, 공식 실업자의 2배에 달하는 청년들이 잠재실업 상태인 셈이다.

하지만 청년층은 사실상 사회안전망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정부 대책이 일자리를 잃었거나 위기에 놓인 사람 중심으로 짜여져 있기 때문이다. 실업자에겐 매월 1조원 이상의 실업급여가 지급되고, 일시 휴직자들에겐 고용유지지원금이 지원되지만, 취업 기회조차 갖지 못한 청년층에겐 그림의 떡이다. 정부가 궁여지책으로 3차 추경을 통해 디지털 중심 10만개 이상의 청년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21대 국회가 상임위 구성을 둘러싸고 파행을 지속하면서 이조차도 막막한 상태다.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 첫 일자리가 1년 늦을 경우 10년 동안 임금이 연평균 4~8% 낮아지고, 첫 직장의 임금이 10% 낮으면 10년차 이후에도 임금이 10% 이상 낮거나 전일제 취업률이 1%포인트 이상 낮았다. 일시적 경제충격에 따른 일자리 악화의 부정적 영향이 장기간 지속된다는 분석이다.

결국 과거 외환위기로 ‘IMF 세대’가 나온 것처럼, 이번 청년층 취업대란이 장기화할 경우 ‘코로나 세대’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를 막기 위한 정부·정치권·기업 등의 ‘행동’이 시급한 셈이다. 이해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