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한민족의 뼈아픈 과거인 일제강점기 동안에 그들이 저지른 만행은 이루 다 말로 할 수 없다. 이를 뒷받침하는 많은 자료들이 공개되고 있지만, 일본은 줄곧 그들의 과거를 부정하며 왜곡된 사실을 전파하고 있다.
과거 일제는 산업혁명 유산 중 ‘군함도’를 비롯해 야하타제철소, 나가사키조선소, 다카시마와 미이케탄광 등에 한국인(조선인) 3만 3,400명을 강제 동원했다. 하시마 탄광은 군함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군함도(원명 하시마•端島)’라고도 불린다. 이 탄광은 지하 1km가 넘는 해저 탄광이다.
일제강점기 때 강제 동원된 조선인이 이곳에서 혹독한 위험 속에서 하루 12시간에 달하는 극한 노동에 시달렸다. 특히 군함도에서는 1943년부터 1945년까지 500∼800명의 한국인이 강제 노역을 했고, 확인된 한국인 사망자만 122명에 달한다.
그들의 주된 사망원인은, 악조건 속에서 제대로 먹지 못하여 영양부족 때문에 생겼을 것으로 보이는 질병, 배고픔, 익사, 탄광 사고 등이다.
이 같은 가슴 아픈 역사를 지닌 근대산업시설(군함도를 비롯한)에 대한 왜곡된 내용을 담은 일본의 산업유산정보센터가 지난 15일부터 일반에 공개됐다. 이 일을 계기로 일본 아베 정권의 역사 왜곡을 둘러싼 한•일 갈등이 재점화되었다.
지난 2013년 당시, 일본 정부는 ‘군함도’로 불리는 나가사키시 하시마의 탄광 등을 이른바 ‘메이지 일본의 산업혁명유산’이라고 주장하면서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신청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강력하게 반발했는데, 조선인 강제동원의 역사가 담긴 산업시설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후 일본 정부는 2015년 7월, 군함도의 유네스코와 몇몇 시설에서 한국인 등이 끌려와 가혹한 환경에서 노동력 제공을 강요받았다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이에 따라 결국 철강, 조선•탄광 등 23개 시설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결정을 받았다.
하지만 일본은 자신들의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오히려 역사를 왜곡하는 전시물들을 대거 설치했다. 일제강점기 군함도에서 수많은 조선인 노동자들이 가혹한 취급을 당했던 명백한 ‘역사적 사실’을 그들의 노림수에 따라 교묘하게 왜곡한 것이다.
1917년에 군함도에서 조선인 노동자의 존재가 처음 확인됐는데, 개발사인 미쓰비시는 탄광노동자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일본 각지는 물론 조선인도 모집했다고 인정한 바 있다.
이처럼 명백한 역사적 진실을 무시한 채 일본은 산업유산정보센터를 일반에 공개하였다. 이것은 역사 전체를 이해할 수 있는 전시 전략을 마련하라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결의도 무시한 것이다. 일본은 유네스코에 제출한 ‘일본의 근대산업시설 세계유산 등재 후속 조치 이행경과 보고서’에서도 한국인 강제노역을 인정하거나 징용 피해자를 기리는 조치 사항을 포함하지 않았다.
일본은 (늘 그래왔듯) 자신들의 과거에 대한 일말의 반성 없이, 명백한 역사적 사실을 교묘하게 왜곡하며 자신들의 이익을 챙겼다. 이는 국제사회에서 일본이 스스로 자신들의 위상을 추락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 분명하다.
일본은 한국을 비롯하여 아시아 여러 나라에 뼈아픈 과거를 빚지고 있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일본이 그토록 오매불망 바라는 건설적인 미래는 제대로 된 역사적 인식으로부터 출발한다. 일본은 지금이라도, 그들이 과거에 저지른 만행에 대한 명확한 사실 인식, 반성, 사죄라는 과정을 제대로 밟아 나가야 할 것이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역사적 정설을 '자학사관 自虐史觀'으로 보고 반론을 펴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역사 수정주의를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지금, 일본에게 시급한 것은 ‘인간에 대한 예의’를 갖추는 일이 아닐까 한다.
글 이창호(李昌虎) 이창호스피치리더십연구소 대표 겸 헤럴드에듀 논설위원, 《안중근평전 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