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양책으로 현금성 자산 가치 하락
해외주식 비중 높이고 원자재는 주의를
바이오는 옥석가리고 IT 성장주는 유효
5G등 미국 기술주·中 반도체 매수해야
개별 자산가들의 투자를 관리하는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들은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릴 것을 조언했다. 코로나19 이후 성장주 중심의 투자가 이뤄지면서 해외 주식의 전망이 밝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식 비중↑…바이오·4차 산업 유망=헤럴드경제가 국내 증권사 10곳의 PB 25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이들은 주식, 특히 해외주식 비중을 높이는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승환 미래에셋대우 대치WM 선임매니저는 “미국 및 중국 대형 기술주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글로벌 유동성의 방향성이 위험자산으로 들어오고 있는 가운데 가치주보다는 성장주 중심의 투자가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밸류에이션이 낮지는 않으나 클라우드, 반도체, 5G 등 미국 기술주와 중국 신인프라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중국 기술주 및 국산화가 불가피한 중국 반도체 관련 종목들을 매수할 필요가 있다”면서 “국내 주식의 비중은 현재 성장성과 예상실적치에 비하여 급하게 올라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현일 하이투자증권 침산지점 과장은 “장기적으로 중국 주식은 코로나 이후 상대적인 성장성이 돋보일 것”이라며 “특히 중국은 해외자본에 대한 금융시장 개방이라는 호재가 있다”고 분석했다.
PB들은 바이오 및 4차산업 분야와 공모주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이상재 하이투자증권 부산WM센터 과장은 “바이오종목에 대한 관심이 코로나19 사태로 확대된 측면에서 수익성이 개선되는 제약회사를 눈여겨 보고 있다”며 “바이오펀드 중에 시드부터 시작해서 시리즈 1, 2 정도에서 투자해 기업공개(IPO) 이후 수익실현하는 사모펀드를 눈여겨 보고 있다”고 말했다.
KB증권의 한 PB는 “공모주 펀드와 코스닥벤처공모주리츠펀드 등 상반기 코로나19로 인해 상장 연기된 기업들이 하반기로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형 딜인 SK바이오팜 및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으로 올해 공모주시장은 어느 때보다도 좋은 수익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모주리츠 상장도 10개사 2조원 규모가 예상된다.
전통 제조업 쇠퇴, 변동성 큰 원자재 시장 주의=PB들은 채권 시장과 전통 제조업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은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원유 선물 상장지수증권(ETN) 광풍이 몰아친 탓인지 원자재 시장에 대해서도 주의를 당부했다.
삼성증권의 한 PB는 “경기회복 여부와 관계없이 전통적인 제조업의 이익이 감소하고, 구(舊) 경제의 패러다임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다”면서 “채권은 달러 약세와 마이너스 금리의 부정적 평가 등 단기적으로 변동성 확대 국면에 있다”고 비중 축소를 조언했다.
고객의 투자를 맡고 있는 PB로서는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등 현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신영증권의 한 PB는 “사모펀드는 현재 운용역의 모럴해저드 발생으로 다수의 사고가 발생하고 있어 추천 항목에서 빼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의 한 PB도 “바닥에서 상승폭이 크다고 하더라도 고유가를 필두로 갈 수 있는 자본재 섹터는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다”며 “원유 등 원자재 시장은 변동성이 커서 자산관리에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현금성 자산 줄이고 주식 비중 높여야=각 국가가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하기 위해 경기 부양책을 이미 시행하고 있거나, 시행을 앞두고 있어 현금 가치는 떨어질 것이라는 것이 PB들의 전망이다. 여러 국가에서 확장적 재정정책, 통화정책을 구사하고 있어 코로나19의 안정과 실물경기의 회복이 수반된다면 화폐 가치의 하락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삼성증권의 한 PB는 “인플레이션을 헤지할 수 있는 주식자산 등의 비중확대가 필요해 보이며 현금성자산의 비중이 높은 경우는 오히려 기회비용 및 가치하락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정세호 한국투자증권 강남센터 팀장은 “유동성 장세에 따른 종목 장세가 지속되면서 KODEX 코스닥 150 레버리지 ETF 상품 비중을 확대하고, 통화가치 하락 및 채권부실화에 따른 손실우려가 가중됨에 따라 이머징 해외채권은 축소하는 것이 좋다”며 “현금 비중을 30% 수준으로 가져가고, 언택트, 바이오, 2차전지, 게임 등 핵심 주도주로의 포트폴리오 재편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강중재 신한금융투자 영업부 부지점장은 “코로나라는 불확실성을 겪으면서 투자자들이 높은 자기자본이익률(ROE), 낮은 부채비율과 이익 변동성을 지닌 ‘퀄리티 자산’에 대한 포지션을 증가시키고 있다”며 “미국의 대형 IT주, 헬스케어주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키는 한편, 바이오 주식에 대해서는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태형·김유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