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지구에 9200억 투자
개성공단에도 약 6000억 규모
대북사업 전면 백지화 우려 확산
북한의 개성공단연락사무소 폭파로 남북 관계가 파국으로 치달으면서 현대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북한내 자산에 대한 손실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금강산, 개성공단 철수 협박에도 대북사업 재개를 위해 차분히 준비해왔던 현대그룹 측은 북한의 개성공단연락사무소 폭파에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현대아산을 중심으로 북한이 위협이 ‘말’이 아닌 ‘행동’으로 나타나면서 그동안 답보상태였던 대북사업이 전면 백지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그룹 전체로 확산하고 있다.
현대아산측은 전날에 이어 17일 오전 긴급임원회의를 열고 개성공단과 금강산 사업 관련한 대응책 마련을 논의했다. 현정은 회장은 이 회의에는 직접 참석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북한의 행동에 당황스럽다”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현대아산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사업에 약 1조5000억원을 투자했다.
현대아산은 금강산관광산업과 관련 50년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총 9229억원을 투자했다. 이 중 3632억원은 현재 금강산 내 토지개발권 및 부두, 호텔 등 주요 시설물에 투자했으며 나머지 5597억원은 북한에 사업권 대가로 지불했다. 현대그룹이 금강산에 지은 시설물을 5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이미 지불한 셈이다.
또, 관광공사, 에머슨퍼시픽 등도 33개 골프장 등 주요시설에 1330억원을 투자했다. 토지에 대한 사용권과 금강산 관광 사업권 등을 합해 약 1조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지난 2008년 박왕자 사건이후 금강산 관광사업 중단된 이후 지금까지 현대아산이 보고 있는 손실은 매출만 1조5000억원, 영업손실은 2284억원에 달한다.
개성공단마저 2016년 2월에 철수하면서 손실이 더욱 커졌다.
현대아산은 개성공단에 현재까지 사회기반시설(SOC) 사업비 5800억원, 개성공단 내 사무실·숙소 등 유형자산 400억원 등 약 6000억원을 투자했다. 현대아산은 개성공단 가동중단에 따라 연간 100억원의 매출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희 한국산업은행 남북경협연구단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금강산과 개성공단에까지 군대를 주둔시킨다는 언급으로 볼 때 당분간은 남북 경협이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며 “북한 스스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으로 국경이 차단되는 등 남북 경협이 이뤄질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북한이 지난해 일방적으로 금강산 내 남측 자산의 몰수 조치를 단행한 데 이어, 이번에 군대 주둔까지 언급하면서 금강산 관광 사업의 재개 가능성은 희박해졌다”며 “이로 인해 현대아산 등 기업들은 자산의 손실 가능성이 높아져 향후 이를 둘러싼 법적 분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