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가치 4000억원 규모
항공업황 최악…실현 의문
대한항공이 기내식 사업, 기내판매 사업에 이어 조종사 운항훈련센터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1조2000억원의 정부 긴급 지원금을 받은데 따른 2조원의 자구안에 포함될 예정이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기내식 사업, 기내판매 사업에 이어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운항운련센터를 매각하는 방향으로 자구안의 가닥을 잡았다. 정부가 1조2000억원에 이어 8000억원의 추가 자금 지원도 검토함에 따라 대한항공도 2조원의 자구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대한항공은 곧바로 매각이 성사될 수 있는 알짜 사업과 자산을 추리는데 집중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달 진행한 전문 컨설팅 결과 마일리지 사업, 항공기정비(MRO) 사업 등은 당장은 매각 성사가 어렵다는 결론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기내식 사업과 기내 면세품 판매 사업에 이어 4000억원 자산 규모의 운항훈련센터를 매각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대한항공이 2016년 미국 항공기 제조회사 보잉과 합작 투자로 신설한 영종도 운항훈련센터는 연간 3500명의 조종사가 훈련 가능한 대형 시설이다.
인천 중구 신흥동의 운항훈련원에 운영 중인 시뮬레이터(FFS, 모의비행장치) 8대를 이전하고, 신기종 4대를 추가 설치했다.
현재 보잉 787·777·747·737, 에어버스 380·330 등 보유 항공기 전 기종의 시뮬레이터를 운영하고 있다.
시뮬레이터는 대당 200억~300억원으로, 기계 12대의 가치만 최대 3600억원에 달한다. 이외 토지 및 건물 공사비 등 투자금 1500억원에 감가상각 등 감안하면 자산 가치는 약 4000억원에 이른다.
무엇보다 센터는 2500여명의 조종사를 보유한 대한항공의 핵심 교육관련 자산일 뿐 아니라 교육 비즈니스도 가능한 ‘캐시카우’로 여겨져 왔다. 실제로 센터는 대한항공 소속 조종사뿐 아니라 대한항공과 코드쉐어(공동운항)하는 ‘스카이팀’ 회원사 조종사들의 훈련도 맡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직접 훈련센터를 사업화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연간 타 항공사로부터 유입되는 운항훈련 수요가 깔려 있어 현금흐름이 좋은 자산으로 꼽혀 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항공업황이 최악 수준이어서 원매자가 있을 지 물음표가 붙는다.
항공부품에 투자한 한 PEF 운용사 관계자는 “국내에 유일한 운항훈련센터이고,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알짜 사업과 자산이지만, 언제 하늘길이 열릴지 불확실한 상황에 수천억의 투자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재무적투자자(FI)가 아닌, 항공업 관련 전략적투자자(SI)가 나서야 딜이 성사될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운항훈련센터 토지에 합작투자한 보잉을 인수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김성미·이세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