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발표…9·19 군사합의 사실상 파기
“군사행동 계획 세부화해 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준 받을 것”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북한은 개성 남북공동연락소 건물을 폭파한 지 하루 만인 17일 금강산 관광지구와 개성공단,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에 군부대를 다시 전개하고 서해상 군사훈련을 부활시키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는 9.19 남북군사합의를 사실상 파기하는 도발로 간주된다.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이날 '우리 군대는 당과 정부가 취하는 모든 대내외적 조치들을 군사적으로 철저히 담보할 것이다'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이렇게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대변인은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이미 지난 16일 다음 단계의 대적(對敵) 군사행동 계획 방향에 대하여 공개보도하였다"며 "17일 현재 구체적인 군사행동 계획들이 검토되고 있는데 맞게 다음과 같이 보다 명백한 입장을 밝힌다"고 말했다.
그는 먼저 "우리 공화국 주권이 행사되는 금강산 관광지구와 개성공업지구에 이 지역 방어 임무를 수행할 연대급 부대들과 필요한 화력구분대들을 전개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어 "북남 군사합의에 따라 비무장지대에서 철수하였던 민경초소들을 다시 진출·전개하여 전선 경계 근무를 철통같이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또 "서남해상 전선을 비롯한 전 전선에 배치된 포병부대들의 전투직일근무를 증강하고 전반적 전선에서 전선경계근무급수를 1호전투 근무체계로 격상시키며 접경지역 부근에서 정상적인 각종 군사훈련을 재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개성과 금강산 지역에 전방 주력 부대를 재배치하겠다는 의미로, 2000년대 남북 평화와 협력을 상징하던 개성과 금강산이 첨예한 군사 대결의 장으로 후퇴할 위기에 놓였다.
특히 과거 개성공단 일대는 유사시 북한군의 최우선 남침 통로로 꼽혀온 곳이다. 2003년 개성공단 착공 이전까지만 해도 개성과 판문읍 봉동리 일대에는 2군단 소속의 6사단, 64사단, 62포병여단이 배치돼 있었다. 이 지역에 북한군 부대가 재주둔하게 되면 개성공단 설치 이전 시대로 돌아가는 셈이 된다.
또 서해상 부근에 포병부대 배치와 포사격 등을 경고함에 따라 남북간 군사적 충돌이 예상되며 한반도 긴장상태가 더욱 고조될 것으로 우려된다.
총참모부 대변인은 "전 전선에서 대남 삐라(전단) 살포에 유리한 지역(구역)들을 개방하고 우리 인민들의 대남삐라 살포 투쟁을 군사적으로 철저히 보장하며 빈틈없는 안전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변인은 이러한 군사행동 계획들은 보다 세부화해 이른 시일 안에 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준을 받겠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 4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담화를 통해 대북전단에 대한 남측 정부의 대응을 문제 삼으며 개성공단 완전 철거, 연락사무소 폐쇄, 9·19 군사합의 파기 등을 거론하면서 대남 압박 행보를 이어갔다.
지난 9일에는 '대남사업을 대적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힌 후 남북간 연락채널을 단절했고 15일에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