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개성공단·GP 군 배치
서해상 군사훈련 재개도 발표
9·19 군사합의 사실상 파기
미사일 시험발사땐 최악 상황
우리 군 총사령부인 합동참모본부에 해당하는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가 17일 금강산, 개성공단,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에 군부대를 다시 전개하겠다며 9.19 남북군사합의를 사실상 파기함에 따라 향후 도발 수순이 주목된다.
한반도에서 전쟁 위험을 해소하는 ‘안전판’ 역할을 해온 9.19 군사합의가 폐기되면 남북은 다시 ‘냉전시대’로 돌아가 극한의 군사적 대치 양상으로 치닫게 된다.
남북은 9.19 군사합의를 통해 지상 MDL(군사분계선) 5㎞ 내에서 포병 사격훈련과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을 전면 중지했다. 이 구간에서 정전협정 이후 총 96회의 상호 포격전이 있었다. 만약 이 합의가 파기되면 소규모 포격과 훈련이 국지적 충돌로 이어질 수 있고, 이미 철거한 확성기 방송 시설을 복원해 상호 비방에 나설 수도 있다.
또한 동·서해 NLL 일대(서해 덕적도~초도, 동해 속초~통천)의 일정 구역을 완충수역(동해 80㎞·서해 135㎞)으로 설정해 포 사격과 기동훈련을 중지했다. 군사합의 이전 남측은 북측이 NLL 인근에서 해상 사격을 하면 동종 무기로 동일한 수량 만큼 대응 사격을 가했다. 만약 북측 포탄이 NLL을 넘어오면 같은 방식으로 대응했다. 군사합의로 이런 행위는 중지됐지만, 파기될 경우 NLL 해상 사격훈련 재개부터 시작될 공산이 크다.
남북이 MDL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 2018년 11월 1일부터 이행하는 것도 군사합의에 따른 것이다. 서부지역 상공은 MDL에서 20㎞, 동부지역은 40㎞ 내 지역에서 정찰기와 전투기의 비행이 금지됐다. 서부지역 10㎞, 동부지역 15㎞ 안에서 무인기도 비행할 수 없다. 기존에는 MDL에서 남북 8㎞ 가량이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됐었다.
공중 완충구역에서는 전투기의 공대지 유도무기 사격 등 실탄을 동반한 전술훈련도 금지됐다. 한국군과 주한미군은 공중 전술훈련 구역을 상당폭 후방으로 물렸다. 이러한 공중 완충구역이 사라지면 해당 구간의 무인기 정찰 활동 등이 재개되고, MDL 일대에 배치된 대공무기도 상시 사격태세로 전환된다.
남북은 2018년 말 군사합의에 따라 DMZ 내 상호 1㎞ 이내 최근접 설치된 시범지역 GP 10개를 철거했다. 그 다음 단계로 남북은 DMZ 내 모든 GP를 철수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이번 사태로 북측이 GP 복원에 나서게 되면 남북 GP가 유효 사거리 내에서 상호간에 기관총을 상시 조준하는 일촉즉발의 대치 상황으로 돌아간다.
남북이 접경지대에서 우발적 충돌을 막고자 분단 이후 처음 합의한 ‘교전규칙’도 무의미해질 수 있다. 양측은 군사합의에 따라 2018년 11월 1일부터 ‘지·해·공 작전수행절차’를 시행하고 있다. 지상과 해상에서는 경고방송→ 2차 경고방송→ 경고사격→ 2차 경고사격→ 군사적 조치 등 5단계 절차를 마련했다. 공중에서는 경고교신 및 신호→ 차단비행→ 경고사격→ 군사적 조치 등 4단계로 이행토록 했다.
북한군이 군사합의 무력화에 이어 미국을 겨냥한 신형 미사일 시험발사 등 큰 판을 흔드는 전략적 도발 움직임에 나설 수도 있다. 북한이 핵탄두 투발수단인 단·중·장거리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에 나설 경우, 북미간 갈등이 격화돼 한반도 전체가 전쟁 위기에 준하는 격랑에 휩싸일 수 있다.
군 관계자는 “9.19 군사합의는 한반도 전쟁 위험 해소에 크게 기여했다”며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군사합의를 파기해서는 안 된다. 만약 파기된다면 안전판이 사라져 2018년 이전의 극한적 대치 상황으로 회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수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