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평, 정유사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 조정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까지 장기간 소요

신규투자 자금 지출로 차입금 증가 불가피

지난달 22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정유업계 간담회에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2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정유업계 간담회에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 김현일 기자] 국내 정유4사가 1분기 합산 4조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하반기에도 신규투자 관련 자금지출로 현금창출력 대비 재무부담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7일 정유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제유가 하락으로 4사 합산 약 3조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정제마진도 운송수요 감소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휘발유와 항공유의 마진 하락으로 악화됐다.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정유업계의 실질적인 회복이 상당 기간 지연될 경우 추가적인 신용도 부담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신평은 지난 13일 실시한 회사별 신용등급 정기평가 결과 SK이노베이션, SK에너지, 에쓰오일(S-OIL), SK인천석유화학의 무보증사채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고, 현대오일뱅크는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바꿨다. GS칼텍스는 기존 신용등급을 유지하였다.

앞서 유가가 급락했던 2015~2016년 석유제품 수요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정제마진이 상승하면서 정유사의 실적과 재무안정성이 개선됐지만 이번 코로나19 이후 이 같은 회복이 재현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1분기 실적 급락을 초래한 재고평가손실이 2분기에도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재고평가액을 좌우하는 국제유가가 다시 하락할 경우 2분기에도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신평은 글로벌 경기하강으로 인해 석유제품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 장기간 소요되고, 중국 중심의 정제설비 신증설로 인한 공급 부담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당분간 유가와 정제마진 및 아시아 지역 주요 제품의 수급 상황에 따라 실적 부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같은 부진한 상황에서 정유사들의 신규 투자도 계속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공장 증설 등에 투자를 진행 중이고, GS칼텍스는 2018년부터 2조7000억원을 투입한 올레핀 생산시설(MFC)을 구축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도 2조7000억원을 투자해 폴리에틸렌과 폴리프로필렌 등을 생산하는 중질유 석유화학시설 프로젝트(HPC)를 진행 중이다. 에쓰오일은 약 7조원 규모의 2단계 석유화학시설 투자 프로젝트(스팀 크래커&올레핀 다운스트림 프로젝트)의 타당성 검토를 진행 중이다.

한신평은 신규투자 관련 자금지출로 순차입금이 늘어나면서 일부 정유사들은 2021년에도 재무구조 개선이 지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